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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전으로 돌아간 듯… 아파트에 켜켜이 쌓인 추억

이동근 사진작가 ‘모던시티-좌천아파트’전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 중 하나
처음 지어졌을 때 모습 그대로 간직
“일상 속 쌓여있는 삶의 기억 담아내
촬영하는 순간 유년시절로 돌아갔다”

하남 ‘공간 이다’ 오는 30일까지 전시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도시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주거환경도 변화를 겪었다.

도시를 중심으로 인구 과밀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제적, 합리적 목적에 따라 아파트가 우후죽순 건설됐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주거형식으로 자리잡았다.

사진을 매개로 인간의 삶과 그를 둘러싼 사회적 환경을 밀도있게 다루는 작업을 하는 이동근 작가는 아파트공화국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을 수집, ‘모던시티-좌천아파트’ 전시로 엮어냈다.

부산의 산복도로 한켠에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중 하나인 좌천아파트가 있다.

성북고개 인근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합리적 효율성을 강조하던 근대화 과정에서 만들어진 아파트로, 처음 지어졌을 때의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복도 양쪽으로 약 열 평 정도 크기의 집들이 도열하듯이 마주보고 두 군데의 출입구를 통해 계단을 올라가면 복도 중간에 공중 화장실이 있다.

페인트가 벗겨진 외벽, 계단 입구에 놓인 낡은 나무의자, 아파트 옹벽사이에 걸린 빨래는 마치 40년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공간이 더디게 변하다 보니 그 곳에서 사는 사람들도, 삶의 도구도 과거의 시간을 품고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 속에서 사람들의 요구나 환경에 따라 서서히 변화해온 좌천아파트는 누군가에게 경험과 기억을 쌓아놓는 장소가 된다.

“공간과 사물의 단순한 외형보다는 일상 속에 켜켜이 쌓여있는 삶의 기억들을 담으려하였다. 촬영하는 순간, 눈부신 햇살을 맞으며 나의 유년 시절로 돌아갔다”고 밝힌 작가는 좌천아파트를 통해 지나온 삶을 반추한다.

전시는 좌천아파트의 생생한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소개한다.

단편적인 장면이지만 아파트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의 물리적인 시간과 경험이 담긴 사진을 통해 역사적인 시간들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하남의 복합문화공간 ‘공간 이다’에서 오는 30일까지 이어진다./민경화기자 m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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