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은 암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암은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국가에서도 만 40세 이상이 되면 정기적인 암 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다. 조기에 암을 발견하고 치료하지 않으면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도 전이되고 결국은 치료 불능의 상태에 빠지고 만다.
필자는 취업 상담을 할 때면 암 세포가 온몸에 전이된 것처럼 취업 가능성이 0%에 가까운 경우도 많이 보게 된다. 지금 상태에선 취업이 어렵다는 사실을 솔직히 말해줘야 하지만 상처받을까봐 조심스러운 경우가 있다. 미리미리 취업 시장에 대한 정보도 얻고 취업에 필요한 지식을 쌓기 위해 꾸준히 노력을 했으면 덜 고생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이 있다.
100세 시대라 불릴 만큼 인간의 수명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생 일모작이 아닌 이모작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이다. 또한 기술의 진화에 따른 직업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한 개인이 평생 동안 최소 3~4개의 직업을 가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기적인 암 검진만큼 중요한 것이 주기적인 생애경력설계와 지속적인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고용노동부는 생애경력설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중장년들이 퇴직 후 재취업 계획을 미리 준비할 수 있게 생애경력설계서비스를 최소 세 차례 이상 받을 수 있게 했다. 정부안에 따르면 앞으로 40대에 1회, 50대에 1회, 퇴직 전후로 1회 등 최소 3회가 제공된다. 생애경력설계서비스는 경력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진로를 설계하는 형태다. 필자는 이것으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발달 단계별 생애경력설계를 의무적으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갖추어야 한다.
전 국민이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하듯이 생애경력설계를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국민들의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이수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국민들의 건강검진 진료현황과 검진유무를 관리하듯이 생애경력설계교육 이수현황을 관리할 전문기관의 설립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문기관 설립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기존 고용센터에서 생애경력설계 이수현황을 데이터베이스화하고 교육은 온/오프라인 협력 교육기관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는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30대들이 직장생활이 자신이 생각했던 직장생활과 상이하다는 이유로 묻지마 퇴사를 많이 한다. 재취업, 창업, 공무원, 자격증, 대학원 진학 등 다양한 경력 방향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시행착오를 겪기도 한다. 20~30대 황금 같은 시기를 잘못된 경력경로 설정으로 시간을 낭비하게 되면 개인적으로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손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대 구분 없이 전 세대가 생애주기별 경력설계를 의무적으로 받음으로써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의 낭비를 줄여야 한다.
새 정부가 연일 강조하고 있는 것이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추경이 최근에 국회에서 통과가 되었다. 추경의 통과로 일자리 창출과 취업지원을 위한 사업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뿐만 아니라 현재도 상당한 예산이 일자리 사업에 투입되고 있지만 예산이 투입된 만큼 효과가 있는지는 의문이다. 예산 투입 효과를 냉정하게 분석해봐야 한다. 필자는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일자리 사업의 상당수는 예산 투입만큼의 효과가 크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생애경력설계교육을 통해 자신의 생애주기별 경력설계를 하게 된다면 갑작스럽게 실직을 당하게 되도 당황하지 않고 빠르게 재취업을 할 수 있다. 정년퇴직 이후의 삶이 더 이상 절망스럽지도 않다. 미리미리 자신의 인생 2막을 준비해두기 때문에 갑작스런 경력 변화에도 연착륙을 할 수 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생애주기별 경력설계 의무화는 가장 효과적인 일자리사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