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국 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판매 금지 조치 후 방한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다. 중국인 관광객은 우리나라 관광시장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중국 정부의 금한령(禁韓令)탓에 40% 넘게 급감했다. 이로 인해 국내 관광시장은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 연말까지 이런 상태가 계속된다면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당시보다 최대 5배 이상 인바운드 관광업계가 위축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4개월간 전체 외국인 관광객은 연속 감소현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6월 외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6월보다 36.2% 줄어든 99만1천802명이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인 관광객은 무려 25만4천930명(66.4%)이 감소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한 핵 이슈가 불거지면서 일본, 동남아, 유럽, 미주 관광객도 동시에 감소했다. 경기도 역시 외국인 관광객이 줄었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감소했다. 지난 31일 도는 ‘한국관광공사의 관광실적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안 도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상반기 30만명에서 23만명으로 7만명(23.3%) 감소’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눈여겨볼 부분이 있다. 이 기간 동안 중국인 관광객은 줄었지만, 홍콩, 대만 등 중화권과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 주요 6개 국가의 관광객은 다소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도를 방문한 중화권 관광객은 35만명에서 38만명으로 8.6%, 동남아 관광객은 26만5천명에서 28만9천명으로 9% 증가했다고 한다. 도는 그동안 해외 관광시장 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왔는데 이 전략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판단이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는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가 시작되고 도내 관광업계가 침체에 빠지자 ‘중국관광객이 안 와도 끄떡없는 경기관광’을 만들기 위한 관광객 유치시장 다변화에 집중했다. 중국관광객 의존도를 낮추고 동남아 등지의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동남아·중화권 로드쇼 및 박람회에 14회 이상 참여해 376개 업체를 대상으로 600회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으며, 마이스 포상관광을 유치했다. 또 대만과 태국에서 개별관광객 대상 설명회를 개최하고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다양한 미디어 홍보를 실시했다. “이 기회에 왜곡·편중된 인바운드 관광시장을 재편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느니만큼 관광 다변화와 저가관광 단속 등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