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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사병(士兵)은 결코 노예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장성들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지난달 육군 모 사단장이 공관병과 운전병, 당번병 등에게 욕설과 폭행까지 가해 보직 해임됐다. M 소장은 2015년 사단장 보임 후 공관 관리병에게 술상을 차려올 것을 지시하고, 술상을 준비하던 공관병의 목덜미 및 뺨을 때렸다. 이번에는 육군 대장의 부인이 공관병에 대해 ‘갑질’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하자 P 대장이 육군본부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했다. 아무리 군대가 계급사회로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라 하지만 가족까지 사병에 대해 노예를 부리듯 갑질을 했다는 것에 아연실색할 뿐이다.

장군이라 하면 장관급 장성이다. 그러나 공직자로서의 사명은커녕 기본적인 인권의식조차 없는 행동들이다. P 대장은 모두가 본인이 부덕한 소치라며 전역의사를 밝혀 가족에 대한 관리가 소홀했음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다. 군인권센터가 밝힌 바에 따르면 공관병 중 한 명에게는 호출용 전자팔찌까지 채워 언제든지 호출에 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심지어 대장의 부인은 음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공관 조리병에게 ‘너의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냐’며 병사의 부모에게 모욕을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이에 대해 사령관 부인의 갑질과 인권침해 행위는 권한남용을 넘어 직권남용이라 지적하고 즉각 수사를 촉구했다. 공관 내에 있는 골프연습장 등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하는 장군과 그 가족들의 일탈된 행동들이 이제는 정말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지금은 연대장도 CP를 제외하고는 관사 당번병을 없앤 지 오래다. 그러나 장관급 장성인 장군만큼은 예우를 해주기 위해, 또한 원활한 업무수행에 도움이 되도록 이를 유지해왔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장관 당번병부터 민간인력으로 교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것도 적절한 대책인지는 두고볼 일이다.

군 간부의 사병에 대한 갑질행위 등 인권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군은 이번에는 반드시 고치겠다고 한 게 몇 번인지 모른다. 군의 임무는 국가와 민족을 수호하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게 첫 번째다. 그러나 이를 망각하는 몰상식한 지휘관이 아직도 존재한다면 나라를 지키는 군이 될 수 없다. 명예를 먹고 산다는 군이기에 스스로 명예를 더럽히는 군 지휘관이 돼서야 되겠는가. 사병은 결코 노예가 아니라 우리의 자녀들이다. 나아가 군의 전투력 증강의 핵심자원이라는 사실을 한 시도 망각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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