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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작은 혼인식, 국가가 적극 권장해야

수원에 사는 한 퇴직 공무원은 오는 9월말 큰 딸 혼인을 준비하고 있다. 혼례식장은 본인이 운영하는 작은 민박이다. 주례도 없이 본인의 덕담으로 식을 진행하기로 했으며, 예식장의 비싼 사진 촬영 대신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진작가를 부르기로 했다. 이 결정이 신선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딸에게는 평생 한번 하는 혼인식인데 그러면 안된다’는 주변사람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데 이는 비단 그만의 문제가 아니다. 혼인을 앞둔 서민층 젊은이들이나 부모들 모두 작고 소박한 혼인식을 원한다. 그럼에도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기에 형편에 비해 과도한 혼수를 마련하게 되고 무리를 해서라도 화려한 혼인식을 하게 되는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이 31일 밝힌 20·30대 남녀 2천 명(미혼·기혼 각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결혼문화 인식과 비용 등에 대한 조사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미혼자들의 10명 중 8명은 작은 혼례식을 하고 싶지만 주변 사람 설득 등 주변 여건 때문에 대부분 실천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기혼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혼인을 하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1인당 평균 4천590만 원이라고 나왔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혼수비용이 32%인 1천460만 원이었으며 예단·예물·결혼식 비용은 전체 비용의 18∼19%였다. 이는 신혼집 마련비용을 제외한 금액이므로 사실상 1억 원을 훨씬 상회하게 된다.

우리나라 혼인문화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전체 응답자의 94.6%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응답자들은 약혼식, 함들이, 이바지, 예물·예단을 없애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 데 사실 굳이 하지 않아도 될 허례허식들이다. 부유층을 중심으로 이뤄졌던 호화로운 가정의례가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확산되자 1973년 정부는 ‘가정의례준칙’·‘가정의례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혼례의 경우, 약혼식이나 함진아비·청첩장 등을 보내는 행위도 금지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에 나타난 결과와 흡사하다. 이 조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결혼에 부정적인 응답자가 약 20%나 됐는 데 이들 중 남성은 주택마련·결혼비용 부담(20대 50.8%·30대 56.7%)을 가장 큰 부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또 작은 결혼을 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은 79.6%지만 주변사람 설득, 적절한 장소섭외 문제가 걸림돌이라고 생각했다. 작은 결혼은 이제 국가가 적극 장려하고 사회지도층이 모범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사회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혼인을 하는 젊은이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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