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의 한국시장 철수설로 긴장감이 나돈 지 오래다. 한국 내에서 가동 중인 GM 공장은 인천 군산 창원 보령 등 4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부평공장의 규모가 생산라인이 많아 가장 크다. 캡티바, 말리부, 트랙스 등 승용차와 SUV 차량을 생산하는 한국지엠 부평 공장은 모두 99만1천㎡ 규모로 인천의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있는 기업이다. 인천 부평공장 직접 고용 인력만 1만여 명에 달하며 1차 협력업체가 고용한 인력은 2만2천명이다. 여기에다가 2차 협력업체까지를 포함한다면 3만명이라는 인원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게 된다. 인천 지역경제가 떨고 있는 이유다.
최근 산업은행이 “한국GM이 철수한다 하더라도 막을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은 데 이어 인천발전연구원은 인천 부평구의 지방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부평공장이 가동을 중단하면 인천의 자동차부품 산업 생산액은 월 1천770억원 정도씩이나 감소할 것으로 시는 내다봤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라도 가동중단은 막아야 한다. 글로벌 GM이 한국GM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없도록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합의한 협약은 10월16일이다. 이 날짜가 다가오면서 GM의 태도가 더욱 주목된다.
한국GM 관계자에 의하면 GM의 적자가 쌓이고, 한국 내 일부 공장에서 생산하는 차량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철수설이 계속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비용 절감 등의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국내 사업장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로 한국GM은 최근 3년간 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서 손실을 봐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GM이 한국 철수를 선택했을 때 당장 대량실업에 직면하게 된다. 1·2차 협력업체들을 비롯해 지역 산업은 물론 한국자동차산업에도 끼칠 영향이 매우 크다.
인천시도 걱정만 하고 있어서는 안 된다. 자동차 산업에서 그동안 인천시가 담당해 온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아무리 외국계 회사라고는 하지만 산업은행이 2대 주주인 회사다. IMF 시절 기아가 망한다고 할 때, 또 2003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이 어려움을 겪을 때 지역주민과 기업인, 기관단체가 힘을 합쳐 ‘내 고장 차 사주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부평공장에서 시정회의라도 열어 대책을 마련하는 등 관심을 표명해야 한다. 미국의 디트로이트, 일본의 토요타, 독일의 슈트트가르트 등 자동차회사가 자리잡은 도시들이 지역 경제를 이끌고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