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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은 정조의 건축]수원화성 사직단(下)

 

서울 사직단은 1910년에 훼철되었으나 1988년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일부 시설과 사직대제가 복원됐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문화재청과 지자체가 협력하여 복원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지방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직단 중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남원, 대구, 산청, 보은, 창녕이고 비지정 사직단으로는 삼척, 현풍, 광주(전남)가 있다. 지방의 8개 중 원형이 남아있는 곳은 남원 하나이고 나머지는 근래에 복원된 것이다.

수원화성 사직단은 건축설계도와 자재의 사용 내역이 남아있어 진정성 있는 복원이 가능하나 위치를 규명하지 못해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수원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20년이 지나고 있지만, 많은 기록물이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곽외부시설인 영화역(迎華驛), 지소(紙所)와 사직단의 위치 등을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매년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으나 대부분 대지를 사들이고 대형 공공건축물을 짓는데 사용되는 것 같다.

대형의 현대식 건물은 성곽 외부에서 추진해도 충분할 것 같은데 역사도시 안에 대형건물을 마구 생산해 내는 행정에 아쉬움이 있다. 이렇게 화성의 역사적 경관을 해치는 예산의 일부만이라도 복원연구에 사용하였으면 좋았을 것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 행정에 투자는 어려운 모양이다.

현재 수원시가 사직단 위치로 지정한 곳은 광교산 아래에 있는 국립보훈원 내의 구릉이다. 옛날부터 구릉은 바람을 많이 맞아 쉽게 건물이 쇠하게 되어 군사시설인 망루 이외는 건축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곳을 사직단의 터로 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구릉의 현장에는 2012년 3월에 세운 제법 크고 예쁜 ‘사직단안내판’이 서 있다. 2015년 사직단 복원을 위해 이곳을 발굴조사를 조사를 한다는 언론보도와 발굴조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발굴조사는 오래전에 끝나지만,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지하물탱크 이외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을 것인데 아직도 이곳을 사직단 터로 생각하고 있는지 문제의 사직단 안내판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치를 추정해 보자.

1795년 7월 13일 수원유수 조심태가 ‘북성 밖 광교산 아래 기슭의 정결한 곳으로 남쪽을 향한 자리에 새로 지을 계획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는 기존의 사직단 위치가 도시계획인 측면에서 맞지 않아 이전하였기에 이를 보상하듯이 매우 좋은 장소를 택했을 것이다. 광교산을 배산(背山)으로 유천을 임수(臨水)로 하여 화성을 바라보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하였을 것이다.

화성전도(6폭 병풍)와 화성반차도(12폭 병풍)에 의하면 현재 안내판이 있는 그 산과 관계가 있는 것은 알 수 있다. 하지만, 건축물은 구릉과 경사지에는 짓기가 힘들다. 화성전도의 내용과 현지의 상황을 고려하면 산의 하부가 유력해진다.

지적원도(1910년대 제작)에서는 추정 부근의 지소(紙所, 종이 만드는 공장)는 표기가 되어있지만, 사직단의 자료는 찾을 수 없다. 당시 지소는 계속 운영되었고 사직단은 훼철이 되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토지조사부(1910년 제작)에서 사직단 추정지 부근에 지목(地目)이 ‘사사지(社寺地)’란 곳이 보인다. 495번지로 면적은 104평이다. 사사((社寺)란 당시 종교를 대표하던 사직단과 사찰의 합성어로 사사지란 지금의 ‘종교용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대지는 사직단 면적으로는 작은데 아마 토지조사부 제작 당시 훼철된 사직단의 땅이 민간에게 매각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당시 주소 조원리 486번지는 현재 경기도 교육청이 있는 조원동 495번지에 합필되었고 정확한 위치는 ‘경기도립중앙도서관’이 있는 곳이다.

사직단 복원을 원위치에 하는 것이 힘들다면, 근처에 정조의 건축관에 따라 광교산 줄기에 배산임수하고 화성을 바라보는 곳에 복원도 생각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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