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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근칼럼]9월의 기도

 

북한의 핵실험, 어느 여 선생이 어린 초등학생 제자를 상대로 행한 불편한 진실, 여중생들의 친구에 대한 잔인한 폭력….

9월에 들어서자마자 이렇게 무서운 소식으로 새로운 계절이 시작되었다. 나라는 정치, 외교,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경기 불황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강남 아파트 잡는다고 정부에서 강력한 대책을 내놨는데 경기도민으로써 내가 느끼는 바는 마치 다른 나라 일처럼 생각되기도 한다.

정권이 바뀌고 새로운 인물들이 전면에 등장하여 각종 신기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으나 그 평가는 서로 극과 극으로 엇갈리니 혼란스럽기도 하고 이전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은 저 절벽 아래 추락해 조각나 있으니 권력의 무상함마저 느껴진다.

국내 최대 재벌가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가의 구속 재판과 징역형 중형 선고는 평생 처음 접하는 일로서 어쩌면 상식 내지 개념의 파괴로까지 비약되려 한다.

국가의 안전을 위해, 지도자의 리더십을 위해, 모든 국민에게 위로가 필요한다는 기도가 절로 나온다.

무더위가 물러가고 상쾌한 바람과 파란 하늘이 우리의 가슴과 눈을 활짝 열어 주는 이 시기에 머릿속만큼은 잘 정돈되지 않는다.

정책 담당자나 전문가들이 여러 가지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고 악화되어 가는 각종 국내·외 환경 탓에 영 미덥지가 않다.

바쁜 일상 속에 제 앞가림하기 바쁜 민초들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며 적응해야 할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굳건한 믿음 속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평소 그대로의 삶을 계속 살아가도 된다.

나에게 돌아올 복지혜택이 어떤 내용일지 상상해 봐도 되고 수입에서 좀 더 떼이게 될 세금에 대한 걱정을 해도 된다. 치열한 경쟁 속에 남을 이기기 위한 기술 연마에 매진해도 된다.

하지만 나 아닌 우리, 사회, 나라를 생각하노라면 가끔은 일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도 있다. 후배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하면 지금 어떤 일을 해야 하며 무엇을 고쳐야 할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며 각자의 자리에서 헌신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다. 나는 이러한 방법론보다 시련을 참고 견디며 나의 주변을 밝히고자 하는 정신건강 측면에서 접근해 보고자 한다.

평소 산행하기를 좋아하는데 산에 오를 때마다 시선을 멈추는 자리는 바위틈 척박한 위치에서 살아남아 있는 식물들이다. 그중에서도 뿌리가 뚱뚱하게 노출된 소나무 들이다. 흙이 아닌 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몸부림쳤으면 저렇게 뿌리기 기형적으로 발달했을까. 오랜 참음과 끊임없는 노력, 살아 내야 한다는 집념의 결과라 생각하며 그들을 향해 렌즈를 들이댄다.

일본 침략 시대나 6·25 전쟁을 극복하고 경제성장기에 이르러 신화를 이룬 내용의 영화나 드라마에 환호한 지난 시절도 있었지만 이젠 이런 류의 영웅이 탄생할 가능성은 없어진 듯하다. 시대를 이끄는 영웅의 출현을 기대하는 대신 이제는 우리 각자가 시대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먹구름 속에 시작된 9월의 초반을 잘 견디고 일상생활 속의 나를 통해 주변을 밝히면 곧 파란 하늘이 드러나고 상쾌한 가을바람이 맞아 줄 것이다.

그렇다. 지금 내가 할 일은 바위틈에서 자라는 소나무처럼 은근과 끈기로 치열하게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며 도움의 손길을 베풀고 불편한 일상 속의 제도 하나하나를 개선해 나가는 일이다.

여기에 또 하나 추가한다면 문화를 생활화해야 한다. 문화는 비 이성적인 부조리를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북한이 개방되고 북한 주민들이 문화생활을 누리고 학교가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자율성이 인정되고 개성이 존중되면 이번 것 같은 극단적인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참자. 희망을 버리지 말자. 여유와 웃음을 늘 유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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