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공립유치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전국 사립유치원들이 다음주부터 두 차례 집단휴업을 예고한 상태다. 사립유치원들은 오는 18일 1차 집단휴업을 한 뒤 정부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25∼29일 닷새간 2차 휴업을 벌인다고 한다. 맞벌이 부부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내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휴업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1천98곳의 사립유치원에 휴업동참여부를 물은 결과 응답한 500곳 중 100여 개 유치원이 휴업하지 않겠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90%가량이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다.
“현 정부의 사립유치원 지원은 너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더 나은 유치원 환경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니 학부모들도 이해해주시리라 믿는다.” 휴업의사를 밝한 한 사립유치원장의 얘기다. 그러나 휴업불참 의사가 있는 한 유치원장은 “집단휴원만이 능사는 아니다. 학부모들의 고충만 늘어날 뿐으로 휴업보다는 대화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상반된 입장이지만 사립유치원 내부에서도 이처럼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25% 수준인 국공립유치원을 2022년까지 40%까지 확대하겠다는 정부방침은 사립유치원들의 경영난을 부채질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계획일 뿐 추진과정에서 얼마든지 협상의 여지는 남아 있다. 당장에 집단휴원을 한다고 해서 손바닥 뒤집듯이 정책이 바뀔 리도 만무다.
모든 어린이가 평등한 정부 지원 아래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사립유치원의 주장도 맞다. 정부 지원도 국공립의 3분의 1 수준에 그쳐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국공립 유치원 증설정책과 맞물려 정부가 사립유치원에 대한 재정지원을 확대하도록 유도하는 게 과제다. 현재 사립중고등학교에 대한 정부의 재정결함보조금 집행과 교사 인건비 지원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정부도 사립유치원들을 이대로 두지는 않으리라는 생각이다.
경영에 대한 미래의 불안감 때문에 집단휴업을 한다는 것은 국민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 학부모들의 시선도 싸늘하기만 하다. 아이들을 볼모로 유치원 문을 닫고 학부모에게 고통을 안겨준다는 것은 집단이기주의이기 때문이다. 당국도 아울러 국공립유치원 확대로 인한 사립유치원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아니면 이 참에 유치원교육의 공교육화를 공고히 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보조금의 과감한 확대로 공교육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