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의 지역 문화축제의 상당수는 역사성을 근거로 하는 축제이다. 영국의 에딘버러 축제나 브라질의 리오 카니발 축제도 모두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축제다. 우리나라 축제 역시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부여와 공주의 백제 역사를 기반으로 하는 축제나 경주 일대의 축제 역시 그렇다.
경기도의 대표적 축제인 수원시의 수원화성문화제나 화성시의 효문화제 등이 세계의 유수한 역사문화축제와 비슷한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우리도 세계적인 스토리를 콘텐츠로 갖고 있고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축제를 만들고 활성화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기도 내 지역문화축제는 아쉬움이 있다. 역사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역사의 진정성과 고증을 충실히 하고 있지 못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원화성문화제의 경우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원행을묘정리의궤 기록을 토대로 한 정조의 8일간의 화성행차를 21세기의 역사문화축제로 개최하고 있지만 실제 고증성이 떨어지는 행사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축제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정조의 복식은 원래의 모습이 아니고 관료들의 복식도 군복의 일종인 융복을 입었음에도 조정에서 입는 관복으로 대신하고 있다.
또한 이번에 서울시와 경기도 내 4개 지자체와 연대하여 진행하는 정조대왕 화사능행차 재연행사 역시 완벽한 고증으로 추진된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작년의 경우도 기록과 다른 복식과 왕실 행차시 지니고 있던 각종 기물 그리고 행사진행이 상당수가 있었다.
역사적 고증을 강조하는 문화축제가 오히려 역사성의 부족으로 원형이 아닌 형태로 축제가 진행된다면 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화성시의 효 문화제 역시 정조의 효심을 기반으로 하는 중요한 축제임에도 본질과 어긋나는 행사가 많고 정조의 사도세자 묘소 참배 제향이 약식으로 진행되는 아쉬움이 있다. 실제 외국 관광객들은 우리 전통의 문화의 진정성을 보는 것을 중요시 여기는데 오히려 우리는 시간과 비용 문제로 원래의 취지를 축소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이제 본격적인 축제의 시간이 왔다.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경기도내 전역이 축제의 공간으로 진행될 것이다. 이제 우리 경기도의 각 지자체들은 OECD 선진국의 수준에 맞게 철저한 고증과 역사의 진정성을 담아 축제를 진행하기 바란다. 그러면 어느 순간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