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설]소방관 70%가 건강 이상이라는 현실

건강 진단에서 이상 판정을 받은 소방관이 70%에 달한다고 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홍철호 의원(김포을. 바른정당)은 최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소방관 4만840명 중 건강 이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68.1%(2만7천803명)라고 밝혔다. 지난해 소방관들의 건강진단 결과다. 소방관의 건강 이상 판정 비율은 지난 2012년 47.5%, 2013년 52.5%, 2014년 56.4%, 2015년 62.5%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건강을 돌볼 새도 없이 격무에 시달린다는 증거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에 따라 시·도 소방본부는 소방보건의를 두도록 돼 있지만 전국에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건강진단 중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위험도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전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조사대상 가운데 6%인 2천340여 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노출 위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엊그제도 강릉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소방관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그리고 건강에 대해 개선을 약속한다. 그러나 동료들의 순직을 보며 정신질환을 달고 일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소방보건의 한 명 없다는 것은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얘기다.

소방청은 소방보건의를 따로 두는 대신 일선 의료기관 69곳을 소방전문치료센터로 지정 운영한다고 한다. 치료센터를 위탁운영할 경우 소방보건의를 따로 두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방관들이 때로는 진료비를 자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이용 실적은 낮은 상황이라고 한다. 소방관서 내에 의사가 근무한다면 치료나 상담 등에 있어 이용률이 당연히 높아질텐데도 유독 소방보건의만 채용하지 않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소방관에 대한 정기·수시 순회 진료나 직업성 질환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 운영 등의 업무가 더욱 시급해지는 때여서 더욱 그렇다.

소방관 전문병원은 못 세워주더라도 전문의는 배치해주는 게 마땅하다. 처참한 화재 현장과 인명 구조 작업에 나서야 하는 업무 특성상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연장근무에 따른 수면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에 시달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화재진압은 물론 119센터는 응급환자들까지 챙기는 등 궂은 일을 마다 않는 ‘참 공무원’들이다. 이들에게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기 전에 근무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주는 것이 시급한 일이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