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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고 박석수 시인 기념사업회 창립식의 감동

고 박석수(1949~1996)는 평택시 송탄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수원과 안양에서 청년기의 한때를 살았던 시인이자 소설가였다. 수원북중과 삼일상고를 졸업한 그는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이 당선되면서 등단, 1996년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타계할 때까지 ‘술래의 노래’(1976), ‘放火’(1983), ‘쑥고개’(1987), 소설 ‘철조망 속의 휘파람’(1988), ‘로보의 달’(1990) 등 시와 소설 장르를 넘나드는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쳤다.

그의 지역 후배이기도 한 우대식 시인은 “박 시인은 본능적으로 기지촌의 문제를 간파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인을 고향에서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열악한 문화적 지형도라 해도 무방할 터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지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한국 문학사에 ‘기지촌문학’을 정립시킨 문인으로 평가받았다. 연작시 ‘쑥고개’와 소설 ‘철조망 속의 휘파람’이 대표적인 기지촌 문학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그의 사후 한국 문단과 고향에서조차 박석수는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여 년이 지난 올해 같은 지역 출신 친구 이성재씨(회장)와 시인 우대식씨, 그리고 지역 후배 이경주·박명호·손창완·한인숙·유정이·임봄씨 등이 적극 나서 기념사업회 창립을 추진하고 16일 평택북부문예회관(송탄)에서 뜻깊은 창립식과 문학예술제를 열게 된 것이다. 고 박석수 기념사업회 창립식이 열린 이날 평택북부문예회관엔 감동의 물결이 넘실댔다. ‘쑥고개는 살아 있다’를 주제로 진행된 행사는 박석수의 시를 행위예술로 표현한 김석환 씨의 퍼포먼스와 시낭송, 박석수의 시와 지역 시인들의 시화전 등 다채로운 내용으로 꾸며졌다.

이 자리에는 생전에 끈끈한 친교를 나눴던 안양의 김대규 시인, 수원의 임병호·김우영 시인 등도 참석해 고인을 회고하고 그의 문학을 재조명했다. 또 공재광 평택시장, 원유철 국회의원도 참석해 기념사업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 시장은 고인 묘소 이전사업과 함께 근린공원을 박석수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생가 복원과 평전 제작 등 박석수 시인을 알리기 위한 일에 시가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기념사업회 이성재 회장은 창립을 앞두고 발기인을 대상으로 모금을 했는데 보름만에 1천만원이 넘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고 한다. 고마운 일이다. 그동안 외로웠을 작고문인을 기억하기 위해 마음을 모은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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