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목숙마을 하점산단 생긴 이후로…”
인천 강화군 하점지반산업단지 인근 목숙마을 주민들이 수 년째 악취와 분진으로 고통받고 있다.
게다가 이 마을에서만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폐암 사망자가 4명이나 발생해 주민들이 해결책 마련을 적극 요구하고 있다.
28일 강화군에 따르면 목숙마을 주민들은 올해 들어 “공장에서 심한 악취가 난다”는 민원을 10여 차례 이상 군에 제기했다.
15년 전 군이 조성한 하점산단은 당초 15곳의 입체가 입주했으나, 현재는 염색, 타이어 재생, 해충약 제조공장 등 7곳으로 줄었다.
주민 50여 명이 사는 목숙마을에 환경피해가 시작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2007년부터 6년간 이 마을 주민 4명이 폐암으로 사망하자 주민들은 마을에서 100m 정도 떨어진 인근 산업단지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이에 군은 지난 2013년 인하대와 함께 역학조사를 벌여 산단 내 공장에서 배출한 대기오염 물질과 암 발병 간의 인과관계 가능성을 확인했다.
당시 조사에서 이 마을 경로당 주변의 분진 농도는 인천시내 주거지역 평균 분진농도의 6배인 108.64㎍/㎥로 측정됐다.
토양 중금속 농도 역시 평균치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인하대 측은 조사대상 주민 36명 중 12명이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고, 발병 소지가 있는 보균자가 16명에 달하는 점 등을 고려해 산단과 주민들의 암 발병이 연관성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군은 이후 건강에 이상이 있는 주민은 1년에 1차례, 그렇지 않은 주민은 2년에 1차례씩 검진을 받도록 할 뿐 아직까지 아무련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급기야 목숙마을은 주민들이나 산단의 집단 이주 방안까지 요구했지만, 군은 비용 문제 등으로 당장은 해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올해 건강 검진에서는 대상자 34명 중 암 발병 주민은 없었지만, 중증도 폐 질환자는 지난해 6명에서 올해 7명으로 늘었다.
마을 주민들은 “그나마 지금은 공장이 줄어 이전만큼 피해가 심하지는 않다”며 “목숙마을과 산단 가운데 한쪽이 이주하지 않는 이상 주민건강은 계속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군은 올해 6천450만 원을 들여 주민들을 전수 조사하고, 건강에 이상이 있는 주민에게는 진료비 전액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