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수 년간 진행된 지역축제가 분위기 및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폐지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15일 인천 서구에 따르면 구는 올해 7회째를 맞는 ‘정서진(正西津) 해넘이 축제’의 예산 2억7천만 원을 전액 삭감하고 해맞이 행사에만 예산 3천만 원을 책정했다.
정서진은 광화문 도로원표를 기준으로 정동진과 대칭되는 곳에 있는 인천의 일몰 명소로 연말이면 수 만 명이 찾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축제는 올해 막을 내렸다.
대규모 행사에 매년 많은 인원을 동원하기가 어렵고, 연말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는 게 폐지 이유다.
서구의회는 지난달 열린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심의에서 구에서 요청한 예산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예산 심의 당시 서구의 대표적인 축제인 만큼 명맥을 유지하자는 지적도 나왔으나 집행부의 의견에 따라 삭감된 예산을 가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의회 관계자는 “서구하면 떠오르는 축제가 정서진 축제인 만큼 관광산업 진흥 차원에서 계속 유지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예산이 삭감됐다”며 “몇 년간 쌓아온 관광인프라가 갑작스레 사라지게 돼 안타깝다”고 설명했다.
또 수년간 관광객들을 끌어모으며 성황리에 이어온 인천 강화군의 약쑥축제는 지난 2015년부터 폐지됐다.
이 축제는 지역 특산품 축제인 만큼 농민들의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목적이 가장 컸지만 이에 부합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강화 약쑥 축제는 매년 1억 원가량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정작 판매 실적은 평균 1천500만 원에 불과했다.
이 또한 대부분의 수익은 농민이 아니라 중간에 낀 약쑥 가공업체에 돌아갔다.
결국, 약쑥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축제 폐지 요구가 잇따르자 군은 애초 목적을 고려해 약쑥 축제를 열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부터는 축제 예산을 약쑥 건조시설이나 잡초 제거시설 등 농민 보조사업에 편성해 쓰고 있다.
군 관계자는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축제를 폐지했다”며 “처음부터 제대로 된 육성 전략을 짜서 지역경제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축제를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