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남동구의 도림고 이전문제가 교육청과 해당 구청간의 갈등으로 확대됐다.
16일 인천교육청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도림고의 서창2지구 이전문제로 인근 주민과 학부모들이 갈등을 빚자 학교 주변 학부모 3만 명과 주민 1천5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18일부터 ‘도림고 이전 찬반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문제는 조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27일 남동구가 도림고 이전에 반대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면서 불거졌다.
구는 자료에서 도림고 이전이 공동화 현상을 초래하고 지역 갈등만 조장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창2지구의 고교신설 문제를 도림고 이전으로 해결해서는 안 된다며 시교육청을 비판했다.
이에 시교육청은 교육행정 권한이 없는 자치단체가 도림고 이전문제에 공식적인 의견을 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전체 학생 수가 감소하는 추세를 반영해 고교 신설보다는 기존 학교 확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며 “도림고 이전 논란은 이런 맥락에서 해석해야 할 문제이며 무조건 학교를 늘리라는 주장은 교육정책에 대한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번 남동구와 시교육청 간 갈등에 대해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생각도 부딪치고 있다.
남동구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최근까지 남동구를 비판하고 도림고 이전을 촉구하는 민원 글 150여 건이 올라왔다.
민원 글에는 “구가 불순한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현해 주민들의 분란을 조장하고 있다”, “도대체 남동구청 중립을 안 지키고 뭐 하는 행태입니까”라는 글이 게재되며 남동구 의견표출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반면 남촌·도림동 지역자치위원회 관계자는 “원도심 학교 이전문제는 타 지역에서도 지역 문제로 비화했다”라며, “도림고 이전계획은 논란을 넘어 지역 문제가 된 만큼 기초자치단체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는 입장이다.
한편, 남동구 도림고의 서창2지구 이전은 구월동 농산물도매시장이 2019년까지 학교 앞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되면서 교육환경 악화가 우려돼 추진됐다.
/이정규기자 l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