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임보
어둠을 탓하지 말라
모든 빛나는 것들은
어둠의 어깨를 짚고
비로소 일어선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들이 더 반짝이듯
그렇게
한 시대의 별들도
어둠의 수렁에서 솟아오른다
- 임보 시선집 ‘지상의 하루’ / 도서출판 움
깊은 연륜과 시 정신이 느껴지는 시이다. 시 정신에 대해서 언어의 정련 못지않게 정신의 정련을 필요로 한다고 말했다. (시인의 말 中) 그 글에서 이 시에 대한 이해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시의 별은 휘황찬란한 불빛에 가려져 빛이 흐리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더 반짝이는 것이다. 이랬더라면 저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탓하지 말자. 한 시대의 별들이 저절로 솟는가. 한 시대의 별들이 절로 빛날까. 고통과 인내와 절망의 수렁을 헤치고 난 뒤 비로소 더 찬란하게 솟아오를 수 있다고 시인은 말하고 있다.
/김은옥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