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16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설]알찬 가을 축제 수원 국화전시회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하는 꽃은 많다. 코스모스, 국화, 구절초, 갈대꽃과 억새창 등은 대표적인 가을꽃으로 시인과 화가, 사진작가들의 단골 소재다. 이 가운데 특히 국화는 국민적 사랑을 받고 있다.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는 ‘국민시’라고 불릴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다. 옛 사람들 가운데 조선시대 문신 이정보(1693-1766)도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동풍 다 지내고/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는다/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라는 시조를 지었다. 여기서 오상고절(傲霜孤節)은 서릿발이 내린 추위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홀로 꼿꼿하다는 뜻이다.

조선시대 문인 서거정은 국화가 피지 않아 지은 시 ‘국화불개 창연유작(菊花不開 ?然有作)’이란 시에서 ‘가을바람은 참으로 무정도 하지/국화에 들지 않고 귀밑머리에 들었구나’란 절창을 남겼다. 이처럼 사랑을 받는 꽃인지라 가을이면 전국 곳곳에서 전시회가 열린다. 경기도의 대표적인 국화전시회는 수원농생명과학고등학교가 주관하는 ‘수원 국화전시회’를 꼽을 수 있다. 전시회 규모나 행사 연륜에서 단연 앞서 있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엔 수원농업생명과학고, 태장동르네상스협의회, 농협국화동호회 등에서 그동안 정성들여 키운 국화 작품 6천여 점이 전시된다. 이중 현애작(懸崖作)은 꽃대가 뿌리 쪽으로 자라도록 키웠는데 낭떠러지나 절벽에 걸쳐 피어나는 모습으로 잘 그린 한국화를 보는 듯하다. 또 코끼리·하트·지도 등을 형상화한 국화 토피어리가 관람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하며, 한 줄기에서 80송이가 넘는 국화를 피워 커다란 원형 틀에 맞춰 가꾼 다륜대작(多輪大作)도 탄성을 금할 수 없다. 평소엔 접하기 힘든 희귀 국화도 있다.

이 행사는 1975년부터 시작됐으니 올해 43회를 맞는다. 2011년까지는 수원농생고 교내에서 학교 자체행사로 열렸으나 2012년부터 화성행궁광장으로 나와 훨씬 더 많은 시민·관광객과 만나고 있다. 마음에 드는 국화분재를 구입할 수도 있다. 특히 마지막 날에는 깜짝 놀랄 만큼 싼 가격으로 국화를 살 수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이에 매년 수만명이 찾아오는 또 하나의 수원 대표 가을 축제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이 전시회의 꽃들은 많은 학생과 교사, 그리고 시민 동호회원들의 열정과 땀이 피워낸 것이다. 갈수록 알찬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는 수원농생고 학생과 교사, 시민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