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대는 투표를 안해도 괜찮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2일 "크게 잘못된 발언이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정 의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30대 젊은이들의 투표 참여를 독려한다고 한 말이 크게 잘못됐다"면서 "자신의 실언으로 어르신들의 마음에 상처를 드린 것에 대해 엎드려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자신도 올해 83세 되신 노모를 모시고 있는데, '조심해서 다녀오라'는 노모의 당부를 지키지 못한 것을 통탄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조심하고 스스로를 다듬어 나가겠다"면서 "앞으로 더 좋은 노인 정책과 바른 방향의 정치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정 의장은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되자 전남 장흥의 노인정 2곳을 방문해 사과한 뒤 일정을 취소하고 전날밤 서울로 급거 귀경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한선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정의장의 발언은 6,70대를 반대 세력으로 선전하며 2,30대의 결집을 유도한 의도적인 발언이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배용수 수석부대변인도 "정 의장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라 논리적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단순히 사과를 한다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촛불집회 얘기하며 이런 말을 한 것은 뭔가 다른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라고 폄하했다.
민주당 이승희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21세기 선진사회를 자처하는 대한민국의 공당 대표가 고려시대의 고려장을 명확하게 부활시키는 의식과 행동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혹평했다.
이 대변인은 "정 의장의 말대로라면 6, 70대 노인들은 살아있어도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은 식물인간이란 말이냐"고 퍼부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정 의장의 발언은 노인에 대한 멸시와 무시, 젊음에 대한 무조건적인 찬양이란 우리 사회의 잘못된 이분법에 편승해 이익을 보려는 얄팍한 계산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 의장은 지난달 26일 CBS와 iTV, 국민일보가 공동 운영하는 대학생 기자단의 인터넷 VJ팀과 인터뷰에서 미래는 20대와 30대들의 무대라고 말하고 그런 의미에서 60대 이상 70대는 투표 안해도 괜찮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이 문제가 돼 된서리를 맞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