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BO리그에서 세 시즌을 보내며 3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케이티 위즈가 내년 시즌 도약을 위해 통 큰 투자를 했다.
케이티는 13일 자유계약선수(FA) 황재균과 4년 간 총액 88억원에 계약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한국 프로야구 FA 계약 규모에서 6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 2014년 1군 무대에 발을 들인 케이티는 FA 영입에 대소 소극적이었다.
1군 진입 첫 해를 앞두고 투수 김사율과 내야수 박경수·박기혁을 구단 첫 FA 선수로 영입했다.
김사율은 3+1년 총액 14억 5천만원, 박기혁은 3+1년 총액 11억 4천만원, 박경수는 4년 총액 18억 2천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16시즌을 앞두고는 내부 FA였던 김상현을 3+1년 최대 17억원에 붙잡았고 베테랑 외야수 유한준과 4년 총액 6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kt의 기존 최대 규모 FA 계약이다.
2017시즌을 맞으면서는 내부 FA와 이진영과 2년 총액 15억원에 계약했을 뿐이다.
케이티의 이같은 행보는 선수층이 얇고 스타 선수가 부족한 신생팀으로서 즉시 전력감을 영입하는 좋은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이용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신생팀은 FA 영입의 대가로 보상선수를 주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보상한다는 혜택도 제대로 이용하지 못했다.
구단의 소극적인 투자는 케이티의 3년 연속 꼴찌와 무관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황재균과 대형 계약을 체결하면서 꼴찌탈출 의지를 보였다.
임종택 케이티 단장은 황재균 영입 후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수 보강과 중심 타선에서의 활약을 기대하며, 고참급 선수로서 젊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 주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kt는 추가 FA 영입은 안 할 예정이다.
임 단장은 “육성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더는 FA를 영입하지 않을 것이다. 황재균은 팀 성장에서 중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선택했다”고 밝혔다.
다만 내부 FA인 베테랑 외야수 이대형과의 계약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임 단장은 “이대형은 팀 성장에 상당히 공헌한 선수라는 점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계약 협상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형은 2017시즌 경기 중 도루를 하다가 무릎을 다쳐 독일에서 수술을 받고 재활하고 있다. 임 단장은 “재활도 잘 돼 가는 것 같다. 이르면 내년 4월에 돌아올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외국인 선수 계약도 안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지난 시즌 에이스 투수로 자리 잡은 라이언 피어밴드와는 일찌감치 총액 105만 달러에 재계약했고 작년 6월 뒤늦게 합류해 타율 0.301, 18홈런 등 좋은 활약을 펼친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와도 재계약 가능성이 크다.
케이티 관계자는 “로하스와 대화가 진전된 상황이다. 로하스 본인도 생각을 정리한 듯하다.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 한 명의 외국인 투수 돈 로치와의 재계약은 보류하고 더 강한 투수를 물색하고 있다.
대형 신인 강백호도 케이티의 2017시즌에 기대감을 부풀린다.
강백호는 2018 KBO리그 2차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번으로 지명받아 케이티에 입단했다.
서울고에서 투수와 포수를 겸하며 마운드에서는 시속 150㎞의 공을 던지고, 타석에서는 장타를 터트리는 만능선수다.
지난 시즌 후반 잠재력을 터트린 내야수 정현과 트레이드로 중심타선에 힘을 실어준 내야수 윤석민 등도 내년 케이티 전망을 밝혀준다.
임 단장은 “당장 우승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내년에 꼴찌는 당연히 탈출하고 싶다. 일단은 중위권 싸움은 하는 팀으로 성장·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