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물가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화장품 가구 음식료 등으로 시작되는 가격인상이 자칫 전방위로 확산되면 서민경제가 걱정이다. 이는 올해부터 시간당 7천530원으로 16.4%나 오른 최저임금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물가불안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화장품에서부터 가구 침대 치킨 햄버거 등의 가격이 들먹거리고 있다. 수입 화장품 브랜드 샤넬은 1일부터 326개 품목의 향수와 스킨케어, 메이크업 제품의 가격을 평균 2.4% 인상했다. 전국에서 400여 개 가맹점을 운영중인 죽 전문점 ‘죽 이야기’도 버섯야채죽과 꽃게죽, 불낙죽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각각 1천원씩 올렸다.
가구 업체인 현대리바트는 오는 15일부터 침대와 식탁류 가격을 3∼4% 올릴 계획이다. 시몬스도 이달부터 대리점에 공급하는 매트리스 10여 종의 가격을 5%가량 인상하기로 하고 최근 대리점주들에게 이 소식을 알렸다. 그러나 국내 1위 가구전문업체인 한샘과 에이스침대 등은 당분간 가격 인상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지난달에는 치킨 전문점인 KFC가 치킨,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올렸고, 놀부부대찌개와 신선설농탕도 주요 메뉴 가격을 5.3∼14% 인상하는 등 최저임금 인상을 전후해 소비재 업체들의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물가 인상 움직임은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면 많은 사업주가 인건비 증가에 따른 부담을 상품가격에 전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매장 여건상 직원을 줄이기는 어려워 부득이하게 가격을 올린다는 것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자칫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효과로 이어진다면 문제다. 이대로 내버려둔다면 인상범위가 광범위해질 수밖에 없다.정부가 통제에 나서기는 하겠지만 공공요금으로까지 인상이 이어진다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이 연간 수출액이 5천739억 달러로 잠정 집계돼 1956년 무역통계 작성 이래 최대 실적이라고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물가를 잡지 못한다면 서민 가계가 견뎌내기 어려울 지경에 이르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직장인은 월급여액이 줄거나 동결된 경우가 많고, 자영업자도 실업 여파로 자영업자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실질적 소득은 크게 줄었거나 마이너스다. 물가는 초기에 잡지 못하면 속수무책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빌미가 돼서는 안 된다. 정부당국의 물가관리 대책이 시급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