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지만 잘 싸웠다. 수원 출신의 정현이 호주오픈 남자 단식 4강전에서 발 부상으로 로저 페더러에게 기권패하기는 했지만 한국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대회 4강에 진출한 테니스 ‘영웅’으로 떠올랐다. 염태영 수원시장이 8강에 진출하자마자 축전을 보내 수원시민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준 데 격려를 보내고 수원시민도 TV 앞에 앉아 마음을 졸이며 응원을 보냈다. 문재인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축전에서 “한국 스포츠에 또 하나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고 국민들에게 큰 자부심과 기쁨을 줬다”며 “장하고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이례적인 일이다.
대다수의 군민들 역시 부상이 아쉽지만 다음엔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더욱 위대한 선수로 우뚝 서리라 믿는다고 그를 격려했다. 정현의 투혼은 우리 국민들과 아시아인들에게 더 큰 희망과 용기가 됐다며 가족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도 감사를 나타냈다. 호주오픈 준결승전에서 수원의 건아 정현은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는 페더러와 겨뤘으나 발바닥 물집으로 인한 통증을 호소하며 경기를 중도 포기했다. 실제로 경기 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남긴 발 사진을 보면 기권할 만도 했다. 사진 속 그의 발은 물집으로 인한 상처가 깊어져 생살이 드러나 있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하는 국민들의 성원을 잊을 수 없어 경기에 임하는 투혼을 발휘함으로써 다시 한 번 국민에게 감동을 줬던 것이다. 정현은 “많은 팬분들 앞에서, 훌륭한 선수 앞에서 내가 100%을 보여주지 못 하는 건 선수로서 예의가 아닌 거 같아서 힘든 결정을 내렸습니다.”라고 썼다. 정현은 페더러와의 준결승전 2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불렀다. 그때는 왼발바닥에 동여맸던 테이핑을 고쳤다. 그러나 정현의 오른발이 더 상태가 심각했다. 사진 속 정현의 오른발바닥은 물집이 터져 속살까지 드러냈다. 사실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와 경기 때부터 출전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엉망이었던 것이다.
아쉽지만 4강까지 온 것을 행복하다는 정현. 그리고 상대였던 페더러 역시 세계 10위권에 들 정말 우수한 선수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제 세계 랭킹 30위권에 진입하는 등 한국 테니스 사상 최고봉에 오른 정현은 수원을 빛낸 인물이다. 아직 22세에 불과한 그는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다. 그의 말대로 내년엔 더 강해져 돌아올 것이다. 대견스러운 투혼을 펼친 정현에게 박수를 보낸다. 앞으로 써내려갈 아름다운 도전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