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되면
/최홍석
하얀 눈이 되면
당신의 마음에 다가설까
맑은 영혼의 샘물 같은
토속에 얽매이지 않더라도
녹아서 실체를 보일 때까지
혼신 냉기에 젖어 있다가
봄 볕 아지랑이 같은
당신의 향기에 녹아내릴지라도
연기처럼 사라진 나의 혼불이여
찰라의 순간 눈이라도 되어
그대 하얀 마음 고이 받아내는
짧은 사랑이라도 젖고 싶어요
눈이라도 되어서
시를 접하면서 어떤 사람들과 조우하는 것인가에 대한 思念에 잠긴다. 이 시에는 애상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그 그리움은 화자일수도 있고 관념의 대상에서 상상할 수 있을 듯하다.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람과 만남도 준비되지 않는 이별의 시련도 매 순간 인연의 끈처럼 이어져 관계와 관계의 인연이란 틀에서 살아간다. 잊혀진다고 잊어지는 일은 아니다 시인의 겨울바람과 눈이 어느 날 사라지는 날 그렇게 바람처럼 지나갈 것이다. 인연의 삶에서 온전하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을 위로받고 영혼의 아픔을 달래는 심안으로 위로를 보낸다면 시인에게 위로가 될 수 있을까? 情이 많은 시인에게 따스한 마음의 온기를 보낸다.
/박병두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