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 위치한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불교 유적지 보로부두르 사원을 건축했던 문명국이었지만 네덜란드에게 식민통치를 받으면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다.
근대화의 중요한 시기를 포함한 350년의 식민통치는 인도네시아의 지속가능했던 성장을 멈추게 만들었다.
이른바 ‘자바 우체부길’도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가 그들의 식민통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건설한 도로이다.
자바의 서쪽 끝 아냐르(Anyar)에서 동쪽 끝 빠나루깐(Panarukan)까지 1천㎞에 달하는 이 도로는 1808년 당시 인도네시아를 통치하던 네덜란드 식민통치 정부 다엔델스(Herman Willem Daendels) 총독의 주도로 건설됐다.
새로 건설한 구간도 있지만 대부분의 구간은 폭이 좁은 기존의 도로를 너비 7.5m의 왕복 2차선 도로로 보수한 것이다. 다엔델스 총독은 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4.5㎞마다 초소를 만들고 이 초소가 정류장 혹은 우편물 수발업무의 기능을 갖도록 했기에 우체부길이라고 불렸다.
영국의 공격으로부터 자바를 지켜내기 위해 강한 해군력이 필요했던 다엔델스는 자바의 젊은이들을 해군으로 징용했고 바타비아(지금의 자카르타)에 군사훈련 시설을 세웠으며 스마랑 지역에서는 무기를 제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새로운 도로의 건설은 필수적이었으며 우체부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이 도로를 건설하면서 다엔델스 총독은 인도네시아인 1만2천명을 죽게 만들었다.
다엔델스는 단 시간 내에 공사를 끝내기 위하여 지역별로 작업을 할당하고 기한 내 작업량을 완수하지 못하는 구역의 책임자를 작업 구역의 나뭇가지에 매달아 죽였다.
해당 작업 구역의 책임자는 자신이 죽임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휘하의 근로자들을 혹독하게 다그칠 수밖에 없었고 열대우림 지역에서의 무리한 부역은 많은 현지인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한국외대 말레이·인도네시아어과 고영훈 교수는 인도네시아를 전공한 학자로 자바 우체부길 1천㎞를 돌아보며 ‘저항’이라는 키워드로 인도네시아의 과거와 현재를 이야기하는 ‘자바 우체부길’을 펴냈다.
단순히 문화유산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도네시아학에 입문한지 40년을 넘기면서 자신이 느꼈던 인도네시아를 이 책에 녹여내 인도네시아에 관심있는 독자들에게 훌륭한 안내자 역할을 할 것이다.
/민경화기자 m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