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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와 달걀은 쉽게 깨진다.” “해서는 안되는 맹세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 “불법적인 맹세는 지키지 않는 것이 낫다.”서양 속담들이다.
기원전 700년 초나라 군대는 교(絞)나라로 처들어가 남쪽 성문 앞에 진을 쳤다. 그 때 초진영의 굴하(屈瑕)는 호위병 없이 일꾼들을 산으로 보내 땔나무를 마련하자는 계책을 냈다. 일꾼들을 미끼로 이용할 속셈이었다.
예상했던대로 교나라 군사들은 북쪽 성문을 열고 나와 초나라 일꾼 30명을 잡아갔다. 다음 날에는 더 많은 일꾼을 보냈다. 역시 교나라 군사들이 나와 초나라 군사들을 추격했다.
그 틈을 타 초나라 군사는 북쪽 문을 점령했고 복병이 교나라 군사들을 공격해 성을 점령했다. 그리고 성 아래서 다시는 도발하지 않겠다는 맹세를 받고 돌아갔다. 이를 두고 ‘성하맹세(城下盟誓)’라 일컬은다.
사람들은 초나라가 현명하고 교나라가가 어리석었다고 비웃을 것이다. 따낸 그렇다. 교나라 사람들은 작은 이익을 얻으려다 성 전체를 빼앗기고, ‘성하맹세’까지 했으니 어리석다해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들을 비웃는 사람들은 얼마나 현명할까.
한 때 신용카드 회사들은 길가는 아무 사람이나 붙들고 카드를 발급해 주었다. 이 짓을 못하도록 감독해야 할 정부는 눈 감고 있었다. 마침내는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생겨났다.
경제발전과 실업자 구제에 써도 시원치 않을 수십조원의 돈이 구제금융으로 날아가 버린 것이다.
모두 국민의 돈이다. 정부가 하는 일은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그러나 정부는 종종 현대판 성하맹세를 되풀이하고 있다.
교나라의 성하맹세는 안지켜도 될지 모르지만 정부가 국민에게 한 맹세는 반듯이 지켜야 한다. 국민은 약속을 먹고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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