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20일 오전 여의도 천막당사에서 당선자대회를 갖고 17대 총선결과를 "국민이 주신 마지막 기회"라고 평가하며 기득권을 버리는 쇄신과 개혁적 보수로의 정체성 확립을 통해 거듭나자고 다짐했다.
한선교 당선자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당선자와 당직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강남갑 이종구 당선자 호명을 시작으로 시도별 당선자들이 나와 인사하고 서로의 당선을 축하하는 등 시종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근혜 대표는 인사말에서 "국민이 우리에게 121석이라는 큰 지지를 보내준 것은 거듭나서 잘하라는 마지막 기회를 주신 것"이라며 "이 마지막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역사에서 소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우리는 이제 진짜 야당이 됐다. 우리가 서있는 천막당사가 한나라당이 서있는 현 위치"라며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당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각오를 다졌다.
박세일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선거는 긴 역사의 흐름으로 볼때 한국 보수세력의 철저한 패배의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면서 "좌파가 끊임없는 자기혁신으로 오늘에 이른 반면 보수세력은 패배를 반복했다. 이 시기를 보수혁신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향후 당 정체성과 관련한 화두를 던졌다.
그는 "개혁적 보수의 길이야말로 풍요와 정의사회 실현, 통일로 가는 지름길임을 보여줘야 한다"며 "가장 시급한 것은 철저히 비전과 정책정당으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오 사무총장도 "국민은 당개혁을 통한 이미지쇄신과 계층간 갈등조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이 다시 한번 국민적 신뢰를 얻고 국정중심세력으로 서느냐 아니면 개혁대상으로 전락하느냐는 여러분 손에 달려있다"고 역설했다.
부산연제의 김희정 당선자는 "유세차 뒤를 따라다니는 아이들을 보며 한나라당의 희망을 보았다"며 "한나라당이 더이상 노년의 당이 되지 않도록 견인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앞서 당선자 및 당직자들은 당사로 이동해온 적십자 헌혈차에서 헌혈을 하며 국민앞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의지를 실천으로 옮겼다.
특히 박 대표는 "민생정치의 시작은 이런 데서부터"라며 "봉사하고 사랑하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정치권부터 앞장서자"고 헌혈에 동참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및 백지상태에서의 당조직 개편를 통해 디지털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