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23일 남북 정상회담을 나흘 앞두고 최전방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했다.
국방부는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계기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관련 발표문’을 통해 “국방부는 2018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로운 회담 분위기 조성을 위해 오늘 0시를 기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최전방 지역의 대북확성기 방송을 전격적으로 중단한 것은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조치는 북한이 지난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 방침을 발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측의 화해 제스처에 남측이 화답한 모양새로도 비친다.
남북이 선제적으로 긴장완화 조치에 나서면서 남북·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등에 있어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남북이 이번에 취한 조치들은 과거엔 상대의 ‘상응 조치’에 따라 이뤄졌지만, 이번엔 겉으로 드러난 조건 없이 자발적이며 선제적으로 진행됐다는 점도 이례적이다.
북한은 과거 ICBM 시험발사 중단 등 ‘핵동결’로 여겨질 수 있는 조처를 할 때는 ‘행동 대 행동’으로 항상 미국 등에서 상응한 조치가 이뤄졌지만, 이번엔 현재까지는 대가라고 여길만한 사항이 드러난 게 없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5년 8월 이뤄진 우리의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조치는 북측이 남북 고위급접촉에서 지뢰도발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데 따른 것이었다.
오는 27일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긴장완화를 위해 확성기 방송 중단이 의제로 논의될 것으로는 예상됐지만, 우리가 조건 없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은 정상회담에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