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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는 심상찮은데 관심이나 있는 건가

경기흐름이 심상치 않다. 공장가동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물가는 안 오른 게 없다. 서민들의 호주머니는 비어가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따른 훈풍은 접경지역 투기를 부추긴다. 경기지표들이 심각한 상태인데도 아무도 관심조차 없는 것 같다.

최저시급 인상이 물가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면서 서민생활은 피폐해져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주 52시간 근무제를 앞두고 일자리가 늘기는커녕 오히려 운전직 등 일부 직종에서는 해고를 계획하고 있는 등 고용불안이 가중된다. 경기흐름이 총체적 난국으로 진입 중인데도 제대로 된 대책이 없다.

이러다가는 남북정상회담과 지방선거라는 이슈에 휩쓸려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쟁에만 몰두한 정치권이나 정부 그 누구도 먹고사는 문제에는 관심조차 없는 듯하다.

통계청이 지난달 말 발표한 ‘3월 산업 활동 동향’에는 지난달 전(全)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설비투자는 7.8% 줄었다. 산업생산 감소 폭은 2016년 1월(-1.2%) 이후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다. 지난 3월 중 생산과 투자가 동시에 큰 폭으로 줄고, 공장 가동률은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장에 쌓인 재고는 크게 늘어나 제조업 재고율(출하량 대비 재고량 비율)이 IMF 외환 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고 한다. 한국 경제 성장 동력인 제조업의 동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징후다.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다른 제조업 지표들도 예후가 좋지 않다. 특히 제조업 가동률은 전달에 비해 1.8%포인트 떨어진 70.3%로 글로벌 위기를 겪었던 2009년 3월(69.9%)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창고에 쌓아두는 재고는 크게 늘어나 제조업 재고율이 114.2%를 기록했다. 외환 위기 시점인 1998년 9월(122.9%)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공장들이 문을 닫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경우도 가속화하고 있다. 정부는 거시경제지표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처럼 놀고 있는 공장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남북경협을 기대해 장밋빛 전망만을 논할 때가 아니다. 정치권도 지방선거를 겨냥한 정쟁만을 일삼을 때는 더욱 아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등의 정부 관료들은 당장 시장과 반월 시화 남동공단의 공장에 들러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라.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물가를 잡는 것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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