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만의 남북정상회담을 생생하게 지켜 본 다문화가족과 외국인 주민 등이 신기하다는 반응을 넘어 연이은 파격적인 정책 발표와 변화에 환호와 기대를 보내고 있다.
2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와 한국다문화센터 등에 따르면 장기체류 외국인, 귀화자, 결혼이민자, 외국인주민 자녀 등 전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지난 3월 기준 총 225만명이다.
이 중 한국인과 결혼해 다문화가족을 이룬 외국인만 3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국내 외국인 유학생은 15만1명으로 사상 최초로 15만명을 돌파한 상태다. 한국에 뿌리를 내린 이들이 정상회담을 대하는 감정도 한국민들과 별반 다르지 않아 TV로 생중계되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며 두 손을 꼭잡는 등 눈을 떼지 못한 채 한국인과 같은 마음으로 지켜 봤다.
남북정상회담을 생중계로 봤다는 터키 국적의 근로자 아루살람(40)씨는 “판문점에서 두 정상이 서로 다가가 만나는 것을 보고 한반도 미래에 대한 불안이 사라졌다”며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항상 전쟁에 대한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평화가 눈앞에 보이는 만큼 빨리 한국 국적을 얻어 가족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기대했다.
중국인 잉잉(29·여·화성)씨는 “한국에서 살면서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전쟁이 두려웠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을 안해도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고 수원에서 영어강사를 하고 있는 필리핀 국적의 션윈(34)씨는 “나는 잠시 머물다 가는 사람이지만 남아있는 친구들 걱정이 많았는데 이제 그럴 이유가 없어졌고, 더 오래 있을까 새 계획도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한국어를 제대로 모르는 외국인 누리꾼들도 인터넷 등을 통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선택한 분단국가”, “한국은 역시 대단한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대한민국은 평화로 통일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보였다는 평을 받고 있다.
한국다문화센터 관계자는 “외국인들도 남북정상회담을 실시간으로 지켜 보며 비핵화·종전이라는 결과를 이끌어 낸 두 정상에게 찬사를 보냈다”며 “외국인 근로자 및 다문화가족을 면담하면 종종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내비치곤 했는데 이제 일상의 행복에 집중하면 된다며 기뻐하는 외국인들도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기준 체류외국인을 국적 별로 보면 중국이 103만606명(45.7%)으로 가장 많고, 결혼이민자와 동반가족, 유학생 등이 지속 증가하는 베트남이 17만7천615명(7.9%), 태국이 16만5천711명(7.4%), 미국 15만1천363명(6.7%), 우즈베키스탄 6만5천361명(2.9%)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