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13일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23~25일 폭파 방식으로 폐쇄하겠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남북정상회담 때의 약속 이행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미정상회담에 앞서 두 나라 지도자들 사이의 믿음이 두터워지리라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여러 나라의 언론인을 초청한 것은 핵실험장 폐기를 국제 사회에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의미도 있다”며 “풍계리 갱도를 폭파하는 다이너마이트 소리가 핵 없는 한반도를 위한 여정의 축포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이 발표하기 전에 한국 정부도 (폭파 일정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의 의미를 평가절하하는 발언들도 나오던데, 풍계리 4개 갱도를 모두 폭파하고 막아버린 뒤 인력을 다 철수시킨다는 것은 최소한 미래핵을 개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4개 갱도 가운데 1번과 2번은 각각 1번·5번씩 핵실험을 하고 현재 사용되지 않고 있지만 3번 갱도는 완벽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4번 갱도 역시 최근까지 굴착공사를 하며 핵실험장으로 사용하려 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핵을 더 소형화하고 성능을 고도화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려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그런 실험을 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풍계리 말고 다른 곳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올 수 있지만, 핵실험을 할 수 있는 장소는 매우 한정적”이라며 “미국도 비키니섬이나 사막 한가운데에서 하지 않나. 북한은 땅이 좁아 할 수 있는 곳이 더 적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상 북한에서 핵실험을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장소가 풍계리라고 한다”며 “이를 폐쇄한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이 핵실험장 폐쇄 행사에 한국·미국·중국·영국·러시아 등 5개국 취재진을 초청하면서 일본을 부르지 않은 것에 대해 질문이 나오자 “북한의 선택이라 이를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아직 북한과 일본의 공식적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연관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