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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의 반란’ 조직·체계화… 대한항공 ‘직원연대’ 만든다

‘조양호 회장 일가 비위 고발
경영진 퇴진위한 사정기관 협조’
3500명 가입 카톡 채팅방 5곳
효율적 운영 지원 ‘조직 구성’ 공지
직종별 6명뽑아 관리자 활동 분담

익명 채팅방에 모여 산발적으로 총수 일가 관련 제보와 증언을 내놓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조직을 갖춰 체계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했다.

지난달 12일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시작된 직원들의 ‘을(乙)의 반란’이 얼마나 더 계속되고 커질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대한항공 직원 등에 따르면 전·현직 직원 등 총 3천500여명이 모여 있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5곳에 최근 ‘대한항공 직원연대 조직구성’이라는 제목의 공지가 올라왔다.

5개 익명 채팅방을 사실상 모두 운영하고 있는 ‘관리자’라는 아이디를 쓰는 직원이 올린 이 공지는 ‘조양호 회장 일가와 경영진의 완전한 퇴진을 위한 사정기관 협조 및 자료수집과 직원연대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라는 조직구성 목적과 함께 ‘직원연대’ 구성 계획이 담겼다.

직원연대 활동 계획으로는 ▲각 사정기관 업무 협조 및 청원 ▲언론사 제보 및 보도자료 작성, 배포 ▲집회 준비 및 주관 시행 ▲사측의 불법행위 및 채증을 통한 직원 불이익 처우 증거 수집 및 고발 ▲직종별 불법 비리 수집 및 고발 등을 제시했다.

‘관리자’는 업무를 보면서 혼자 제보 접수와 언론사 접촉, 촛불집회 등을 추진하고 있어 “한계가 있다”며 조직을 구성해 총수 일가 퇴진 운동을 효율적으로 하겠다고 했다.

‘물벼락 갑질’ 논란 이후 대한항공 해외지점·직원을 통한 총수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 필리핀 가정부 불법 고용 의혹 등 익명 채팅방을 통해 제기된 많은 제보와 증언이 하나둘 알려지며 수사기관이 본격 수사에 착수하게 하는 등 힘을 발휘했지만, 한계도 있었다.

직원연대는 대한항공 객실·운항·정비·여객·일반 등 직종별로 자원자를 받아 총 6명을 선발해 ‘관리자’ 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직원들은 이제까지 ‘관리자’ 한 명이 총괄하던 관련 업무를 조직을 구성해 나눠서 하면 더 큰 위력이 발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항공 직원은 “관리자 한 명이 고생을 도맡아 했다. 본인도 힘들었겠지만, 익명 채팅방에서 툭 하고 올라왔다가 잊힌 제보나 자료도 꽤 있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제보방을 조직적으로 관리하고 자료를 정리한다면 총수 일가의 비위가 더 많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검찰,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국관리사무소 등 수사 기능이 있는 정부 기관이 총출동해 한진가 관련 의혹을 샅샅이 뒤지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관련 증언과 자료를 정리해 제공한다면 혐의 입증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다.

/인천=이정규기자 lj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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