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이 끝나고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 할 때, 트럼프 대통령이 끝 무렵에 우리나라 기자에게 마지막 질문할 기회를 주었다. 1시간 이상 외신기자들의 질문공세 속에서도 한국기자들이 그때까지 질문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제서야 2명의 한국기자가 질문에 나섰다. 한반도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대해 한국기자들이 소극적 자세를 보인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2010년 11월 G20 서울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 때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기자에게 질문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나서는 한국기자가 없어 결국 중국기자가 질문했던 사례도 있었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우리가 질문하는 습관을 몸에 익히지 못한 것이고,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지 못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 학자나 의사들도 훌륭한 내용의 논문을 국제학회에서 발표해 놓고는 정작 질의응답은 피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질문내용을 잘 알아듣지 못해 엉뚱한 대답을 할까봐 걱정되어서란다. 국제사회에서 우리 주장을 통해 이익을 관철하고 위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지양해야 하고, 특히 어릴 적 교육에서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우리가 배워야 할 대상으로는 학문, 언론,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를 달리고 어디서나 거침없이 자기주장을 펼치는 유대인들이라 본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세 살만 되면 글을 가르친다. 히브리어는 물론이고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도 가르친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정규과목으로 외국어를 가르치는데, 처음 1년 동안은 교과서 없이 순전히 외국어로만 수업을 하고 1년이 지나서야 교과서를 통해 단어나 문장을 배우기 시작한다. 외국어를 억지로 배우게 하지 않고 스스로 재미를 느껴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리고 질문을 많이 하도록 한다. 유대인 부모는 아이가 말수가 적고 얌전하면 자발성이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본다. 유대의 속담에 “말 없는 아이는 잘 배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창의성이 중시되는 세상에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사고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성공하는데 필수적이다.
우리나라 부모들도 유대인들 못지않게 교육열이 많다. 다만 성적서열 위주의 입시제도로 인해 정보화·개방화 사회에 필요한 인적자본 육성이 안 되고 있는 점이 문제다. 입시경쟁에서의 승리, 부모의 한 풀어주기에 집착하여 정작 사회에서 요구되는 필요한 능력과 전문성은 익히지 못하고 사회에 나오는 것이다.
창의적 아이디어와 발표를 통해 국제적으로 자기 분야를 리드해 나가지 못한다면 결국은 뒤처지게 된다. 외국의 선진 지식을 접하고, 창의적 연구를 통해 세계와 자유롭게 교류하고, 주도적으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인물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IT, 통신,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산업분야가 눈부시게 혁신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엄청난 규모의 국가 세금과 부모들의 사교육비가 투입되더라도 과거의 교육방식, 교육내용, 입시제도 등이 획기적으로 바뀌지 않고서는 급변하는 산업사회에서 요청되는 인재를 키울 수 없는 것이다.
교육이 바뀌어야 희망이 있고 국가의 성공과 발전이 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