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현실 간과한 ‘거꾸로 돌리는 지침’

논란 키운 경기도 ‘명찰 패용·점심식사 시간 준수’ 지시

불만 쏟아내는 도공무원노조
“기존 공무원증 있는데 굳이”
“사무실 비우고 밥먹으라고”
직원 수 등 현실 고려 안 한 처사

반발 빗발치자 한발 빼는 道
“책임행정 차원서 필요한 일”
“개선안 마련하겠다”
‘명찰 도입’ 일시 중단


경기도가 최근 전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 지침을 내린 ‘명찰 패용’과 ‘점심식사 시간 준수’ 등에 대해 공직사회의 불만이 높아지자 도가 한발 빼는 모습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경기도공무원노동조합과 공무원 등에 따르면 도 총무과는 지난 5일 내부행정망 공람을 통해 “조속한 시일 내에 전 직원이 근무시간에 명찰을 패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 “이는 도에 근무하는 무기계약직과 청원경찰을 포함한 5천49명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며 명찰은 부서명과 직원명, 사진 등이 들어간 가로 60㎜, 세로 22㎜의 아크릴 재질로 제작할 것”이라는 구체적 지침을 내렸다.

이보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중식시간 이행 등 복무규정 준수 철저 알림’이란 제목의 공람을 통해 “민원 응대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점심시간(오후 12시∼1시)을 지킬 것”도 지시했다.

이에대해 공무원들은 노조 자유게시판 등을 통해 ‘기존 공무원증 잘 달고 다니면 되는거 아닌가요’, ‘명찰제약으로 2천만 원이 넘는 예산을 낭비하는 것 같다’, ‘새로운 경기라면서 70년대로 돌아가는게 이게 뭔지’, ‘적어도 물어보고 설득한 뒤 시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 ‘도는 민원업무보다 정책업무를 하는데 굳이 명찰이 왜 필요하냐’ 등 불만과 비아냥을 쏟아냈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은 “명찰패용은 자기자신 보다는 다른사람을 배려하는 문화인것 같다. 굳이 민원인이 아닌 같은 동료를 위해서도 명찰패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직원들이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것 같아 씁쓸하다”고 반대 의견을 개진했다.

이와함께 ‘점심시간 준수’에 대해서는 “사무실을 휑하니 비워놓을 수 없어 교대를 하기 위해 30분 일찍 가서 먹고 12시 반에 들어오는 것인데 현실을 모르는 지침같다”며 “구내식당 이용이라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한 뒤 지침을 내리던지 해야 할 것 아니냐”고 말했다. 300여 명이 정원인 식당에 정해진 시간동안 1천여 명의 공무원이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라는 반응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직원들의 문제재기와 반발이 빗발치자 도는 이날 명찰 패용에 대해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내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공무원증 패용은 책임행정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지만 기존 공무원증과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어 지난 6일 명찰 도입 조치를 일시 중단했다. 직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인 개선안이 도출되도록 하겠다”는 내용이다.

한편,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대한 과잉충성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양규원·최준석기자 ykw@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