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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

/김학주

지금, 거기 서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고 기쁨이며 말없는 약속이다

내 마음

수繡를 놓고 있는

너는 다시, 지지 마라

 

 

우리에게 살아있는 생물학적인 시간은 얼마일까? 잃었던 시간을 찾아서 다시 일어서는 심상을 갖게 하는 시다. 가장 나약한 시간을 접하고 나서야 삶이 새롭고 자연도 아름답다. 시은 신선하고 섬세한 화술들로 우미의 아침편지를 쓴다, 그것은 마치 구도자적인 위로요 생명을 중시하는 성찰의 기대이고 희망이지 않은가? 서정적인 이미지와 감성적 분위기로 언어의 맛을 움직이는 탁월함이 시인에게는 있다. 지역문단의 문학을 고민하고 내일의 문학을 알아가는 시인의 가슴들을 읽고 있어서 뇌리에 늘 담고 있다. 삶에 지친 인간의 시름겨운 시조풍의 이 시에는 남모를 쓸쓸함, 슬픔들이 들린다. 살아가는 것은 모두 지각이다. 영원한 듯 관계가 이어지고 남을 유산처럼 기억하는 삶의 편린들은 이내 잊혀지기를 반복한다. 시인은 들꽃을 통해 생명력을 노래한다. 자족인 듯 자탄의 묘한 감정들이 주조를 이루지만 위기를 넘고 일어서는 풀의 이미지는 강렬하고 희망을 낳는다. 가슴 한 쪽이 텅 비어 있는 듯한, 마음을 둘데없는 심사를 가질 때 우리는 삶을 불러내고 이야기한다.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수원애를 통해 시인의 서사가 남다른 시계 안으로 섬세한 투영의 맑은 시안을 간직할 수 있기를 그려본다. 거칠고 어려운 길을 걸어가는 일을 이렇게 여행길에서 만났다. 그 길은 숙명이요 운명의 길이다. 수원애 멋진 출항을 축하한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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