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의 SK하이닉스가 찜통더위에 한 줄기 시원한 빗줄기를 뿌려주었다. 이천에 3조4855억 원을 투자해 새로운 메모리 반도체공장을 추가로 건설한다는 것이다.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이 세워지면 향후 장비 구입 등을 포함해 무려 15조 원을 투자하게 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34만8천명의 고용 창출 파급효과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뜩이나 무더위에 시달리는데다 일자리 문제가 국가적인 최대의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마당에 시원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SK하이닉스의 입장에서도 국내외 경제상황이 어려운 여건 속에 기업의 사활을 건 통큰 투자결정이다.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창출하고 있는 SK하이닉스는 재능기부를 통해 교육기부 확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기업이다. 10년째 이천시 관내 초등학생들을 상대로 ‘하인슈타인’이라는 이름의 주니어 공학교실을 운영 중이다. 하이닉스와 과학자 아인슈타인의 합성조어로 미래 과학자의 꿈을 키워주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같은 하이닉스 임직원의 재능기부는 관내 초등학생들에게 과학의 원리를 쉽게 이해하고 진로탐색의 기회를 갖도록 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최근 일부 기업 총수나 재벌2세들의 일탈행위가 비난을 받는 현실에서 대기업들의 기부와 기여문화에 모범도 보여주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의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 매출과 이익 모두 최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 실적도 매출이 10조3천70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나 늘었고 영업이익은 매출의 절반이 넘는 5조5천739억 원을 거뒀다. 그러나 세계 반도체시장의 상황은 계속 안심할 수만은 없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지원하며 추격하는 속도가 위협적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SK하이닉스가 과감한 투자결정을 했다는 것은 다른 기업들이 본받을 만하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도 하이닉스의 이번 투자에 대해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이천의 새 공장은 2026년까지 80조2천억 원의 생산이 이뤄지고 26조2천억 원의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번 투자만으로도 34만8천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자져온다. 기업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실에서 SK하이닉스의 국내 공장 신설 및 증설이 가져오는 의미는 크다. 정부와 경기도 그리고 이천시도 공장건설이 순조롭게 이뤄지도록 행정적인 지원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