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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사의 시선]공자(孔子)의 후회

 

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채나라로 가던 도중 양식이 떨어져 채소만 먹으며 일주일을 버텼다. 걷기에도 지친 일행은 어느 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그사이 공자가 깜박 잠이 들었는데, 제자들 중 ‘안회’가 밖에 나가 쌀을 구해와 밥을 지었다. 잠에서 깬 공자가 코끝을 스치는 밥 냄새에 밖을 내다보다 ‘안회’가 밥을 한 움큼 집어먹는 모습을 발견했다.

어떻게 가르칠까 생각하다가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다.

“안회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보았는데 밥이 다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 지내라고 하더구나”

제사 음식은 깨끗하고 아무도 손대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가 먼저 밥을 먹은 것을 뉘우치게 하려 하였던 것이다. 그런데 ‘안회’의 대답은 오히려 공자를 부끄럽게 했다.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 없습니다. 제가 뚜껑을 여는 순간 천정에서 흙덩이가 떨어졌습니다.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제가 그 부분을 먹었습니다.”

공자는 잠시지만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다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을 믿었다. 그러나 나의 눈도 완전히 믿을 게 못 되는구나. 예전에 나는 나의 머리를 믿었다. 그러나 나의 머리도 역시 완전히 믿을 것이 못 되는구나. 너희들은 알아두거라 한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진정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들리는 것이 다가 아니며 자신의 판단이 결코 다 옳지 않다는 것의 오래된 가르침을 인용해 보았다.

우리사회가 사람이 중심이 되고 사람이 희망이고 사람이 살만한 곳이 되어야 하는 것은 오랜 역사를 두고 추구해온 일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이 추구해온 것은 행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역사는 행복이라는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자기의 영토를 확보하기 위한 전쟁과 더불어 생존을 위한 다툼을 해온 것이라 생각된다.

원시 문명사회에서 초 정보화 사회로 발전해온 지금까지 변함없는 또 다른 화두는 사람이었고 그 사람관계 중심 에는 신뢰가 놓여있었다. 상호간의 신뢰의 여부로 인해 부여되는 상황의 전개가 역사가 되고 사람 사는 이야기가 되었다. 그런데 기술의 발달로 인해 삶의 행태는 편해졌을지라도 물질문명과 정신문명의 혼재는 사람간의 갈등을 낳게 되었고 만물의 영장이란 숭고한 정의를 부여받은 인간의 삶은 복잡해졌다. 이는 상대의 생각과 입장을 배려하지 않는 독선적 자기 생각과 판단의 결과라 여겨진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실 속에 사람과의 진정성을 통한 관계성 회복과 더불어 신뢰의 회복이 필요하다. 사람과 기계, 기구, 제도적 시스템과의 관계속의 부작용에서 벗어나는 것은 그 시스템을 운용하는 인간관계의 개선이다.

20세기 중후반을 지배했던 기계적 합리주의 교육, 독재정치와 관료주의를 통해서 진행 되었던일 의 방식, 생활 전반에 스며든 일방통행 문화, ‘하면 된다는 ’식의 성장일변도의 패턴을 지금 다시 추구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우리사회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이어진 민주적 시스템 공동체다.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드백이다. 아울러 실행하고자 하는 의도나 목표 하는 것에 대하여 그 일에 관심을 갖는 구성원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것과 아울러 구성원으로 부터 끊임없는 피드백을 받아서 하고자 하는 일에 동의를 얻어내야 한다. 그리고 가고자 하는 어떤 목적지에 대한 방향을 잘못 들어섰다면 수정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주장과 생각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사회를 이끌어 가는 리더 들의 결정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것들을 살펴보면 심히 염려스럽다. 어떤 것이 옳고, 누구의 주장과 정책이 타당하며 그 결과는 어떻게 주어질지는 차치하더라도 구성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한 일들에 대한 후유증은 갈등과 부작용으로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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