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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참빗살나무

 

 

 

참빗살나무

/김윤숙

참빗처럼 나뭇잎을 파고드는 저 햇살에

한라 능선 차오르는 치렁치렁 그 머릿결

언젠가 마주친 소녀 빛나던 이유 알겠다



어머니 나를 눕혀 서캐를 고르시던

그 손길 설핏 든 잠, 홀로 깨어 서러운 날

땀 냄새 절은 머리칼 참빗살나무 근처다



몇 번을 멈칫대다 끝내 찾지 않은 집

수직의 돌계단 산정 아래 이르러

푸르름 순명으로 받드나 붉게 익는 열매들

 

 

 

 

햇살이 빗살무늬로 내비칠 때 김윤숙 시인은 ‘참빗살나무’ 작품을 착안하였을 것 같다. 일렁이는 햇살이 한라산의 능선으로 연결되고 다시 반짝이는 소녀의 머릿결로 이어지는 첫수에서 생명력이 느껴진다. ‘어머니 나를 눕혀 서캐를 고르시던’ ‘그 손길’에서는 그리움이 실감난다. 그러다가 ‘홀로 깨어’ 엄마가 없을 때 그 눈물 나는 심정이란, 어린 시절 한 번쯤 겪어보거나 공감할 대목이다. ‘끝내 찾지 않은 집’은 내면의 상처를 앓으면서 살아가는 모습이 감지된다. 참빗살나무는 어린 순을 나물로 먹기도 하고 약재로 쓰이기도 하며 빨간 열매가 열린다. 이렇게 붉은 열매로 일생을 거두기까지 참빗살나무를 시적으로 형상화하였다. 이 시조가 눈길을 끄는 것은 사물을 깊이 보고 동일성의 이미지에서 유추한 상상력의 매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 또한 이 시조는 마디가 정확한 가락이라 읊기에도 좋다. /박수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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