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2관왕에 오른 데다 한국신기록까지 세워 기쁩니다. 남은 도로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해 지난 해 못이룬 3관왕을 반드시 달성하겠습니다.”
25일 전북 전주 자전거경륜장에서 열린 제38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사이클 남자 트랙 스프린트 200m(Tandem) B(Tandem) 선수부(시각장애)에서 10초767로 한국신기록(종전 10초863)을 세우고 우승을 차지해 전날 남자 트랙 독주 1㎞(Tandem) B(Tandem) 선수부(1분08초528)에 이어 2관왕에 오른 김정빈(27·도장애인사이클연맹)의 소감.
지난 2016년 제36회 대회에 파일럿 공민우(38)와 팀을 이뤄 남자 트랙 독주 1㎞(Tandem) B(Tandem) 선수부에서 3위에 입상하며 두각을 나타낸 김정빈은 지난 해 트랙 독주 1㎞와 스프린트 200m에서 우승하며 2관왕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같은 종목에서 1위를 차지하며 2년 연속 2관왕에 등극했다.
유년시절 야맹증으로 불편을 겪으면서도 운동을 좋아했던 김정빈은 중학교 2학년 때 난치병인 ‘망막색소변성증’ 판정을 받았고, 20세 이후로 급격히 시력이 나빠져 시각장애 1급이라는 중증장애 판정을 받은 뒤 운동보다는 음악을 가까이 했다.
기타를 배우며 추계예술대 실용음악과에 진학한 김정빈은 가수의 꿈을 키워오다 3년 전 건강을 위해 취미로 스키 크로스컨트리와 사이클을 시작했다.
장애인동계체전과 장애인체전에 출전하며 운동에 흥미를 느껴 본격적인 선수의 길로 접어든 김정빈은 올해 자카르타-팔렘방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동메달을 획득하며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입증했다.
뒤늦게 선수의 길로 접어들면서 체력적인 한계를 느낄 때마다 사이클 경력 20년이 넘는 베테랑 파일럿 공민우와 코치진의 격려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김정빈은 “운동을 하면서 성격도 활달해지고 체력도 좋아졌지만 극한의 상황에서는 한계를 느꼈는데 그 때마다 옆에서 힘을 실어주는 민우 형과 코칭스태프에게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운동에 전념하기 위해 대학을 휴학하고 올림픽 메달을 목표로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빈은 “지난 해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도로 경기에서 이번에는 반드시 금메달을 획득해 3관왕에 오르겠다”고 밝힌 뒤 “바람이 있다면 도내에 장애인 사이클 실업팀이 창단돼 안정적인 조건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