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갤러리 퍼플
조현선 작가 개인전
‘반달색인’
남양주에 위치한 갤러리퍼플에서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조현선 작가 개인전 ‘반달색인’이 전시된다.
조현선 작가는 주변의 건축물과 지리적 특성에서 영향을 받는데, 시간과 장소, 경험, 그리고 기억을 맵핑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작가가 역사라고 부르는 겹겹의 시간이 담긴 장소에서의 경험들을 모양, 색, 형태로 옮겨, 그 시간들의 연약함과 덧없음에 주목하고자 한다.
작가는 일상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풍경들, 시간의 흔적이 엿보이는 장소들, 파편들, 혹은 길에 덩그러니 남겨진 무언가를 작업실로 옮겨온다.
손에 들 수 있는 물건이거나 사진 또는 드로잉된 것들인데, 이렇게 옮겨오는 것들을 스케치하고, 여러가지 조명 아래 설치해보고, 특정 부분에 포커스를 맞추거나 확대하기도 하는 면밀한 작업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은 종이 작업으로 만들어 지거나 작가만 보고 없애버리는, 즉 브레인스토밍의 과정으로서의 순간적인 생각, 색, 모양 등의 모음으로 잠시동안 존재했다가 사라지게 된다.
캔버스 작업으로 이어지는 것들은 작가가 색인(index)이라고 부르는 단계로 철저하게 선택된, 직관적이지만 동시에 의도적인 선택들의 모음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전의 반달색인을 이용해 단어를 찾듯이 지난 몇 년간의 작업들을 하나의 사전으로 보고 그 안에 있는 이미지, 색, 형태, 제스쳐 등을 발췌하여 새롭게 펼쳐놓는 작업을 진행했다.
‘반달색인’ 전에 전시되는 작품들은 기존 작업들에 비해서 레이어와 색감이 단순해졌다.
“추상과 회화라는 거대한 몸체에 불안하게 정차한 상태로 그것을 은유하고, 묘사하고, 구체화시키고, 예를 들고, 결론을 내리고, 결과를 제시하고, 취소하고, 돌아가고, 보완하기를 반복하며, 만들기(creating)와 수정하기(editing) 사이를 끝없이 오가며 미완의 상태로 남을 수밖에 없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수많은 레이어들이 쌓인 작품에서 작가만의 방식으로 펼쳐내고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 선택되어진 최소한의 형태와 색들이 반복되어 드러난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