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인 여건도 안지켜 주면서 훈련, 교육 등의 강도는 더욱 높아졌는데 의무만 강요하고 있다.”
개인사정으로 동원예비군을 참석하지 못해 지난달 동원미참가훈련(동미참훈련)을 다녀온 예비군 강모(27)씨의 푸념이다.
31일 ‘국방의 의무’, ‘나라를 위해서’ 라는 등의 미명 아래 기본시급도 안되는 교통비를 받으며 훈련을 받고 있는 예비군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더욱이 예비군에 대한 편의와 배려는 전혀 없으며 현역병들과 군의 입장과 여건만을 강요하고 있어 성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동미참훈련을 받고 온 홍모(26)씨는 “예비군 훈련에 누가 참여를 원하겠냐”며 “생업을 중단하고 하루 7천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교통비만 주면서 8시간 이상의 훈련과 교육을 강요하고 훈련평가까지 실행해 조기퇴소 등을 빌미로 경쟁까지 붙였다”고 말했다.
현역시절 운전병 조교로 복무를 마친 동원 예비군 3년 차 박모(29)씨는 “현역들에 대한 근무환경, 처우 등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면서 예비역들에게는 의무만 강요하고 있는 것이 지금 예비군의 실태다”고 밝혔다.
특히 청년 창업자들은 동원훈련 소집령을 들을 때 마다 단기 아르바이트생 구인과 지출 비용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턱 없이 부족한 교통비로 인해 ‘배 보다 배꼽이 더 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고 있다.
인천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이선준(29)씨는 “하루 아르바이트 비용이 못해도 7만원 이상씩 든다”며 “단기간에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도 힘든데 예비군에게 주는 교통비, 점심비용 등을 볼 때면 욕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어 “현역병들의 월급과 처우는 날이 갈수록 나아지고 있는데 예비군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 1분 1초의 소집 시간을 어기면 어김없이 문을 닫고 훈련과 교육에 조금이라도 불성실 하면 ‘조기퇴소’, ‘휴식시간’을 빌미로 갑질에 가까운 행태를 교관들이 보인다”고 전했다.
화성에서 건설 관련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박모(58)씨는 “우리 같은 중소기업들은 1명의 직원이 빠지면 생각보다 타격이 크다. 대체인력 충원도 할 수 없다”며 “동원훈련을 가는 직원들의 지급비를 본 적이 있는데 나도 모르게 육두문자가 나왔다”고 토로했다.
한편 국방부는 예비군 동원훈련 보상비를 올해 1만6천원에서 2022년까지 9만1000원으로 인상하고, 동원예비군 지정 연차를 전역 후 4년차에서 3년차까지로 단축하기로 했다.
/박건기자 90vir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