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99%가 하도급업체
공사대금 제대로 못 받고
부당한 거래의 최대 희생양
하도급업체의 대처방안 수록
“60년간 이어온 고질병 고쳐야”
2018년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세계 156개국 중 57위이다.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만 다수의 한국인들이 이에 공감한다.
현대인들의 행·불행을 좌우하는 요소로 가족, 건강, 돈, 직업, 친구 등등 다양한 요소를 들 수 있지만, 작금의 자본주의사회에서는 ‘돈’이 행·불행의 최대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빈곤은 죄악이 아니지만 그 속에서 행복해지기란 그만큼 어렵다.
‘하도급 솔루션’의 저자인 이서구(건설업 법·제도 교육 전문강사)는 이렇게 말한다.
“30여 년 동안 하도급자와 함께 해오며 많이 고통스러웠다. 이들은 하도급대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받을 금액조차 삭감되고 추가비용은 아예 지급되지 않는 등 불공정거래에 시달리고 있다. 전체 기업 중 99%가 하도급업체(중소기업)이고 1%의 원도급체(대기업)가 지배하는 사회에 우리는 살고 있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행복이 전체 국민의 행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때 불공정 하도급문제는 ‘국민의 행복 찾아주기’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책속에는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하도급실태를 드러내고 있다.
저자는 “공사를 했으면 대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상식인데, 어음도 모자라 아파트나 상가, 리조트, 골프회원권, 외국산 자동차 심지어 분양이 안 되면 공사비를 못 준다고 버틴다. 게다가 자녀의 혼사비용이며, 입학비, 유학비마저 요구하는 부당거래를 강요당하고 있다. 이를 어겼을 때는 어김없이 ‘괘씸죄’를 적용, 하도급업체는 엄청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엄중한 법집행으로 강력한 처벌 없이는 60여 년의 불공정하도급 역사를 절대 근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 책에서는 해방 이후 현재까지 꾸준히 지속되어온 하도급 현장의 부당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정부, 원도급자, 하도급자 각자가 해야 할 타개 방안과 영세한 하도급업체들이 불공정행위를 당했을 때 대처할 수 있는 사례 65가지를 엄선해 실질적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대한전문건설협회에서 28년간 재직하면서 하도급관련 업무 전반을 다룬 전문인답게, 저자는 본문에서 하도급의 여러 분야(제조, 유통, 용역, 건설 등) 중 건설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올바른 인식과 편견 없는‘사실인정’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판단, 하도급현장의 실태와 민낯을 책을 통해 정확히 알리고자 노력했다”는 저자의 말처럼 하도급문제는 60여 년간 고질병처럼 우리 사회에 뿌리박힌, 그러나 이제는 우리 모두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근본문제이다.
책 한 권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하지만 부당계약, 불공정거래 등의 하도급 관련 경험, 해결방법 등을 함께 공유하며 국민 개개인의 인식이 개선되기 시작할 때 변화는 찾아올 것이다.
그 변화와 개혁을 취하느냐, 선택은 온전히 우리 모두의 몫이다.
/정민수기자 j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