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고양시의 새해 첫 간부회의에는 두꺼운 회의서류 대신 작은 태블릿 PC가, 일회용 종이컵과 플라스틱 생수병 대신 보온병이 놓여있었다.
이는 종이 보고서에 익숙한 간부공무원부터 솔선하여 페이퍼리스(paperless)를 실천해 ‘종이 없는 일터’를 만들고자 하는 고양시의 첫 시도다.
시는 이를 통해 ‘저비용 행정, 친환경 행정, 스마트 행정’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태블릿 PC 40여 대가 설치돼 종이 없는 회의가 진행됐다.
한 번의 간부회의마다 인쇄되는 자료는 약 4천 페이지에 이른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인쇄와 용지, 파쇄에 상당한 비용이 소모되는 것은 물론, 회의 자료를 수정해야 할 경우 전체를 다시 인쇄해야 하는 부담도 있었다.
그러나 이 태블릿 회의는 5분이면 자료 배포가 끝나고 내용 수정이 용이해 회의 준비에 소요됐던 행정력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4번의 회의를 개최할 때마다 30년생의 나무 한 그루를 심는 효과가 있다.
또 공간 제약을 탈피, 어디서나 시급한 사안을 공유하고 논의하는 생생한 회의가 가능해졌으며, 정보의 빠른 공유와 함께 수직적 보고체계를 탈피한 수평적 소통문화 정착에도 일조하게 될 전망이다.
이재준 시장은 “아날로그식 종이 보고만이 격식을 갖춘 정식 보고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며 “오늘 간부회의를 출발점으로 고양시에서 종이와 프린터, 복사기가 없이도 업무가 가능한 친환경 스마트 업무체제를 구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양=고중오기자 gj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