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대리인단의 문재인 변호사는 14일 노무현대통령 탄핵심판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기각결정을 내린 직후 법정에서 나와 "우리정치문화가 한 단계 더 발전하고 국민이 통합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감개무량한 듯 눈물을 글썽이며 "일단 기쁘다"고 소감을 말한 뒤 "대통령을 찾아뵙고 결과를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이어 "그렇지만 헌재에서 탄핵사유 중 일부를 인정하는 판단도 있었던 만큼 그런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겸허히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며 직무복귀하게 된 대통령에 대한 바람을 피력했다.
문 변호사와의 문답.
-소감은.
▲일단 말할수 없이 기쁘다. 헌재가 일부 지적한 부분도 있으니 (대통령이)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하기 바란다. 이번 사태가 국민통합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헌재의 결정에 대해 평가를 한다면 대체로 예상한 결과였다. 헌재의 결론은 국민들의 건강한 상식을 법적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본다. 가벼운 법위반을 했을지 몰라도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을 탄핵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던 것 아니냐.
법이 따로 있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건강한 상식이 곧 법이며 헌법도 하늘 높이 있는 것이 아니라 민의가 곧 헌법이다. 오늘 헌재는 국민들과 똑같은 논리를 법률적인 말로 밝힌 것이다.
어쨌든 실제로 탄핵이 일어나고 국민들이 고통받는 사태를 보면서 정치권과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상생과 통합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탄핵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국민이 분열돼 서로 편가르기하는 것이 가장 가슴아팠다. 앞으로 그것을 치유하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대통령에게 이번 탄핵사태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 등을 건의할 생각이 없나.
▲청와대가 답할 사안인 것 같다. 헌재의 지적이 있었던 만큼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존중하는 자세를 더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대리인단과 소추위원측이 모두 국민들에게 사과한다는 입장을 안 밝혔는데.
▲탄핵으로 야기된 사태에 대해 국민들의 분노가 표출됐을 때 전 정치권이 사과하는 자세를 보였다. 더욱이 오늘 사법적 판단이 내려진 만큼 그런 사과의 태도가 더 분명해 질 것이다.
-승소했음에도 표정이 무거운데.
▲이번 사건이 가진 엄중함, 탄핵으로 인한 국정의 공백, 사회적 비용 등을 되돌아 볼때 앞으로 가져야할 각오를 생각하느라 그랬다.
-헌재의 결정에 앞서 대통령과 사전교감을 했나.
▲우리 대리인단도 헌재가 오늘 발표한 대로 예상하고 있다고 사전에 보고했다.
-앞으로 계획은.
▲참여정부와 노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