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건강검진센터를 차려 놓고, 2001년 6월부터 지난 5월까지 수도권의 어린이 집 1천30여곳에 드나들면서 4만7천여명의 아이들에게 건강진단을 해주고 3억6천여만원을 챙긴 사이비 의사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지방경찰청에 검거된 이들 일당은 인천·일산·성남·안산 등지에 브로커를 내세워 일반 의료기관보다 헐값에 검진을 해주겠다며 어린이 집 관계자들을 유혹했다.
이들이 어린이 집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은 만 6세 이하의 어린이가 어린이 집에 다닐 경우 매년 1회 이상 건강진단을 받도록한 현행 ‘영·유아 보육법’의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우리는 이 사건을 보면서 과연 이 사회에는 어른다운 어른이 있는가라는 자괴감에 빠지게 된다.
개인병원의 의사면허를 빌려 의료기관을 차린 뒤 가짜 의사 행세를 한 것도 부족해서 순진무구한 어린이 몸에 ‘검은 청진기’를 들이댔다는 사실이 혐오스럽고, 끔찍하다.
싼 것이면 무엇이든지 좋아하는 어린이 집 관계자들도 문제는 있다. 적어도 남의 집의 귀한 자식들을 맡아 보육하는 직업인이라면 제대로된 검진소인지를 확인하고 검진을 하게 하는 것이 도리인데 전혀 그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어린이 집을 경영할 자격이 없다.
보건당국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어수룩하다고 생각하는 지방도 아닌 수도권의 대도시에서 가짜가 진짜를 뺨치며 몇 년씩 불법 의료 행위를 했는데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면 눈 뜬 장님이나 다름이 없다.
일당은 채취한 혈액과 가검물을 임상병리실에 검사 용역을 주고 그 결과를 어린이 집으로 알려 주었다고 하지만 이 검사 결과 역시 신빙성이 없다.
결국 4만7천명에 달하는 어린이들은 가짜 의사로부터 엉터리 검진을 받고 일희일비하였으니, 학부모들의 허망함이 여간 아닐 것이다.
사회에는 악독한 범죄자가 많다. 그러나 천진난만한 어린이들을 농락해 돈 벌이를 하는 파렴치한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 경찰은 일당의 여죄가 있는지를 철저히 조사하고, 어린이 집 관계자들의 유착 여부도 수해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