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7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서 `올드보이'와 경합했던 `레이디 킬러(The Lady Killers)'가 6월 4일 개봉된다.
칸 영화제에 처녀 출전한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가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상을 거머쥔 것에 비해 칸의 총애를 듬뿍 받아온 코언 형제의 `레이디 킬러'는 여주인공 이르마 P. 홀에게 심사위원상을 안겨주는 데 그쳤다. 코언 형제는 1991년 `바톤 핑크'로 황금종려상ㆍ감독상ㆍ남우주연상을 휩쓸고 96년 `파고'와 2001년 `그 남자는 거기에 없었다'로 세 차례나 감독상을 차지했다.
`레이디 킬러'의 국내 개봉은 칸의 연장전, 혹은 `올드보이'와의 리턴 매치 성격도 지니고 있다. 지난 2월 비디오가 출시되고 케이블TV와 위성방송에서도 선보인 `올드보이'가 칸 수상 기념으로 6월 1일 재개봉하기 때문이다.
`레이디 킬러'는 알렉산더 매킨드릭 감독이 1955년에 만든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한 것. 반세기의 시차가 있기는 하지만 시대적 배경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각본ㆍ감독ㆍ제작을 함께 맡은 조엘 코언과 에단 코언은 기본 뼈대만 남겨놓은 채 설정과 캐릭터, 에피소드 등을 새롭게 재구성해 살을 붙였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시 낭송과 클래식 연주를 즐기는 중년의 대학교수 도어 박사(톰 행크스)가 외딴 집에 혼자 사는 먼순 부인(이르마 P. 홀)의 집에 찾아오는 것으로 시작된다.
도어 박사가 안식년을 맞아 동료들과 바로크 음악 연주 연습을 하기 위해 지하실을 빌리겠다고 말하자 독실한 개신교 신자인 먼순 부인은 시끄러운 것은 딱 질색라면서도 도어 박사의 품위있는 태도와 능수능란한 언변에 넘어가 세를 내준다.
그러나 도어 박사의 속셈은 이곳 지하실에서 미시시피 강에 떠 있는 카지노 금고까지 터널을 뚫어 돈을 훔쳐내겠다는 것. 이 일을 위해 방송국 소품 담당인 굴착 전문가 팬케익(J. K. 시몬스), 도넛 가게를 운영하는 폭파설계 전문가 제너럴(마 츠이), 카지노 위장취업 임무를 맡은 힙합 애호가 거웨인(말론 웨이언스), 힘이라면 한가닥 하는 미식축구 선수 럼프(라이언 허스트)를 불러모았다.
`오션스 일레븐'이나 `범죄의 재구성'의 멤버를 떠올릴 만한 `드림팀'처럼 보이지만 하는 일은 어설프기 짝이 없다. 언제나 거듭된 실수를 가까스로 무마하는 것은 탁월한 전략가 도어 박사.
그러나 어수룩하고 덜 떨어진 할머니로 알았던 먼순 부인이 결코 만만한 인물이 아니다. 우여곡절 끝에 거액을 훔쳐내는 데 성공하지만 먼순 부인에게 발각된다. 이제 5명의 드림팀은 그의 입을 영원히 막기 위해 `레이디 킬러'가 돼야 한다.
블랙코미디와 스릴러풍자극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해온 코언 형제는 이번에도 관객의 예상을 번번이 배반하며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아간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욕망과 허위의식도 여지없이 까발려진다.
전작들에 비해 `레이디 킬러'는 코미디 요소가 강해 객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오는 빈도는 훨씬 높은 대신 통찰력의 깊이는 덜하다. 코언도 이제는 평단보다는 관객의 눈치를 더 보게 된 걸까.
`포레스트 검프', `라이언 일병 구하기', `그린 마일', `캐스트 어웨이', `로드 투 퍼디션' 등 아카데미 회원들이 좋아할 만한 드라마에 주로 출연해온 톰 행크스는 10여 년 만에 코미디로 복귀하며 관록 연기를 선보였다.
그러나 그에 견주면 무명이나 다름없는 이르마 P. 홀의 존재가 훨씬 우뚝해 보인다. 극중 캐릭터에 딱 맞는 용모와 능청스런 표정 등은 비단 영화 줄거리가 아니더라도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도어 박사의 나머지 일당으로 등장한 배우들의 개성도 돋보인다.
상영시간 104분. 15세 이상 관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