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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칼럼]노인정년에 대한 인권과 사회인식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만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사회적으로 논의할 시점이라고 했다. 저출산·고령화라는 급격한 인구구조 변동으로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는 데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다. 선진국은 정년을 연장하거나 없애는 추세다. 미국과 영국은 고용에 차별을 두는 것을 막기 위해 정년을 아예 없앴다. 일본은 65세를 넘어 70세 정년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에서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 중 하나인 우리나라도 정년 연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활발하게 진행해야 한다.

과연 인간에게 정년(停年)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나이가 들면 빈곤하다. 기초연금제도나 다른 제도가 있음에도 한국의 경우 노인빈곤율은 OECD 국가 평균의 3배에 해당하는 가장 높은 46.7%이다. 연금을 주 소득으로 하는 노인들도 40% 남짓이고 사적 연금가입률도 24% 밖에 안 된다. 노후 준비를 하지 못한 노인이 약 35% 이므로 노인세대가 빈곤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빈곤 해결이 노인인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된다. 자살, 학대 및 독거노인으로 살아가는 것, 이 모두가 경제적 어려움과 관련이 있다. 최근에는 맞벌이부부, 조손가정 증가 등 돌봄노동까지 가중돼 자녀의 아이까지 돌봐야 한다. 실제 경기도 노인활동 조사통계에 의하면 손자녀의 돌봄을 원해서 하는 비율은 24%에 불과하고 대부분 비자발적 노동을 하고 있다.

또 고령화에 따른 노인 문제에 대해 예전부터 거론하고 방안을 마련해 왔지만, 여전히 노인과 관련해 독거노인 고독사, 고령 운전자로 인한 사고, 노인 범죄, 노인 학대, 조부모 가정 등 노인 인권의 사각지대의 문제점들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노인들은 세대간의 소통도 어려워 청장년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는 비율이 과반수를 넘고 있다. 영국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 근년호(아시아판)가 한국의 ‘꼰대’(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은어)에 관해 집중 조명했다. 서열문화에 집착하는 나이 든 사람들을 꼰대로 꼽고 여기에 저항하는 한국 젊은이들의 세태를 ‘변화의 신호’라고 분석했다. 지금은 권위에 도전하는 젊은이들이 막상 윗사람이 되면 역시 꼰대라는 조롱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다.

프랑스에서는 연령차별이라는 단어자체가 생소한 개념이다. 연령주의는 이미 50년 전의 개념으로 본다. 연령주의에 따른 연령차별이 어려운 것은 타자에 대한 차별이 아니라 자신도 그에 속하기 때문이다. 또 나이가 들면 기능이 상실돼 부족해진다는 개념이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생기게 하는 근원이라고 보고 있다.

한국에서의 연령차별은 모든 세대에 걸쳐서 존재한다. 노인을 행동과 태도 환경으로부터 구별한다. 또 다른 문제는 자발적 연령주의로 스스로가 노인을 부정한다는 생각이다. 노인인권의 문제해결은 노인에게 스스로 주권을 갖고 결정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노인에 대한 긍정적의 태도가 중요하며 인식과 사회분위기가 필요하다.

또한 우리의 경우 장기요양인정의 신청자격은 65세 이상 또는 65세미만으로 노인성 질병을 가진 자로 한정하고 있는 반면에, 포르투갈의 경우 나이의 많고 적음이 장기요양서비스에 중요한 요소가 아니며 노인이라는 말속에 이미 연령차별이 들어가 있음으로 중요한 것은 상태다.

장기요양이 필요한 상태라면 연령과 상관없이 모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항가리의 경우, 노인은 사회적 비용을 안겨다 주는 돌봄의 대상으로 보지 않으며, 노인은 비용이 아니라 기회요인으로 보고, 노인을 사회자원이라고 생각하는 관점이 노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지름길이라고 본다.

우리가 생각하는 당자자의 문제, 즉 여성, 장애인, 아동, 노인 등과 같이 그 특성이 분명하게 구분해 보호하는 방법이 돼서는 안 된다. 연령차별은 당사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로 보아야 한다.

노인인권의 세계적인 관점에서 볼 때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고 있는 나라가 있기도 하지만, 선도적으로 이끌어 가는 나라가 많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경제는 선진국대열에 올랐지만 그 상황이 급속했기에 아직까지 따라가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 조금은 멀어 보이지만 그 변화를 진전시켜나가야 한다. 누구나 공평하게 1년에 한 살씩 늙는다. 자신에게 반드시 닥칠 미래를 혐오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면 그 인생 사이클은 얼마나 비참할까. 노인이 살기 좋은 세상이 후대도 살기 좋은 세상임을 새겨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