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시의회가 태풍 피해와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가 이어지는 비상 시국에 유럽 해외연수에 나서 맹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9일 간의 해외연수 일정 중 공식 일정은 6곳 정도에 불과하고 파리 개선문, 샹제리제거리, 수도원, 미술관 등 대부분 유명 관광지 견학으로 채워져 해외연수를 빙자한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30일 시흥시와 시흥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흥시의회 도시환경위원회는 해외도시 비교시찰을 목적으로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7박9일간 프랑스 파리, 스페인 산탄데르, 빌바오, 바르셀로나, 마드리드를 방문했다.
해외연수는 스마트시티 선진 사례 비교 및 추진전략 벤치마킹, 도시 전반의 ICT 기술 활용사례 시찰 및 적용방안 검토 등을 목적으로 실시됐다.
시의원 4명을 비롯해 의회 사무국직원 및 시 직원들을 포함해 총 10명의 해외연수 경비는 총 5천여 만 원으로 1인당 500여만 원의 경비를 사용했다.
하지만 연수 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도착 2일차 오전 일정은 루브르 박물관 견학으로 공식일정은 오후 3시부터 3시간에 불과하다.
다음 날도 마찬가지로 오전 일정은 개선문, 샹제리제 거리, 콩코르드 광장, 에펠탑 관광 등으로 채워져 있다.
그나마 수요일과 금요일 일정이 오전 오후 공식 일정이 잡혔을 뿐, 나머지 일정에는 대부분 관광지 견학 등으로 채워져 있다.
실제 도시환경위 6명의 전체 위원 중 2명이 불참, 4명만이 참석하면서 상임위 차원의 해외연수라는 당초 취지에도 맞지 않다는 지적까지 일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대부분의 지방의회에서 해외연수를 취소하고 있는데 시흥시의회만 해외연수를 강행한 것은 무슨 배짱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하며 “시민혈세로 외유성 관광이나 다니라고 시의원으로 뽑아 준 것은 아니질 않느냐, 당초 연수목적에 맞는지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유럽 연수는 당초 올 상반기 계획이었으나 내실을 기하기 위해 수차례 국내 벤치마킹을 실시하고 우수사례를 수집한 결과를 토대로 심의위원회를 거쳐 이번에 하반기 연수를 떠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흥=김원규기자 kw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