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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토판부터 전자책까지… 다음에 올 책은 무엇인가

시간순으로 책 발전사 묘사 않고
구조·제작 기술·시대 상황 엮어

책은 고정되지 않은 매체로서
언제나 변형 가능성 있음 전해

 

 

 

책 하면 누구나 웬만큼 안다고 생각한다.

보통 책은 종이에 텍스트가 인쇄된 단단한 사물이기 마련인데, 사실 책의 형태는 점토판, 두루마리, 대나무 책, 그리고 지금의 꼴인 코덱스(codex)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바뀌어왔다.

그런가 하면 책은 손에 잡히지 않는 지식과 이야기, 아이디어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내용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러한 책은 최근 들어 디지털 시대를 맞이해 다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오디오북, 전자책, 책 스트리밍 서비스의 등장이 그것인데, 그것들은 책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요구한다.

‘책이었고 책이며 책이 될 무엇에 관한 책’은 책의 발전사를 점토판에서 터치스크린으로 나아가는 직선적 경로로 묘사하지 않고, 책의 구조와 제작 기술, 시대적 상황을 절묘하게 엮어냈다.

책은 1장 ‘사물로서의 책’에서 책의 몸이 어떻게 왜 바뀌었는지, 2장 ‘내용으로서의 책’에서 그 몸의 구조와 내용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밝힌다.

이어 3장 ‘아이디어로서의 책’은 장장 2천년 동안 변하지 않은 코덱스에 반기를 든 예술가들이 벌인 파격적인 형식 실험을, 4장 ‘인터페이스로서의 책’은 전자책 및 전자 문학이 불러온 책의 변화를 그려낸다.

구체적으로 1장에서는 코덱스가 진흙으로 만든 손바닥만 한 기록장이었던 점토판과 파피루스 및 양피지 두루마리를 지나, 기원전 1천300년쯤 로마에서 등장한 ‘납판’(wax tablet)을 여럿 묶은 데서 기원한다고 말한다.

코덱스 형태가 종이와 만나 지금과 비슷해지고 나서는 낭독의 시대가 저물고 개인적이고 사색적인 묵독의 시대가 열렸다고 얘기한다.

2장에서 저자는 책을 ‘내용’ 자체로 보는 데 영향을 미친 요인 중 하나가 1980년대에 최대 호황을 누린 서점들이었다고 강조한다.

책을 철저히 상품으로 취급했던 서점을 통해 독자들은 책에 권리가 부여되고, 그것을 소비하고 판매할 수 있게 하는 힘이 책 내용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점점 인식하게 됐다.

3장에서는 지난 20세기 초에 예술가들이 책의 형식을 실험하는 다양한 작품을 내놓았다고 주장한다. 그것은 대표적으로 지난 1788년 글과 그림을 한꺼번에 인쇄하는 일명 ‘채색 인쇄’ 기법과는 달리, 순차적인 읽기를 방해하거나 단어와 문장을 여기저기 흩어놓아 재조합해야 하는 책들로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4장에서 저자는 전자책 단말기의 등장은 책을 한 권씩 사서 휴대하던 시대가 저물었으며, ‘작은 도서관’ 하나를 손안에 넣는 시대가 왔음을 알렸다고 말한다.

저자는 그럼에도 이것들이 여전히 ‘책’이라는 이름으로 유통되고 받아들여진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책은 고정되지 않은 매체로서 언제나 변형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전한다.

/최인규기자 choiink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