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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유사한 자판기가 처음 등장한 곳은 영국이다. 1615년 런던소재 여관들에 놓였던 담배 자판기가 그것이다. 본격적으로 상업화된 현대식 자동판매기는 1888년 미국의 토마스 애덤스 껌 회사가 고안한 껌 자동판매기로 알려지고 있다. 초기의 자판기들은 일요일이면 문을 닫는 상점들 때문에 생활의 불편함을 해소키 위해 운영된 것이 특징이다. 자판기가 대중화 되기 훨씬 이전인 당시, 이색 자판기도 등장했었다. 영국에서다. 출판의 자유가 제대로 확립되지 않았던 1822년, 출판업자 리처드 카릴리는 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금지한 서적들을 판매하기 위해 한 가지 묘안을 떠올렸다. 금서를 넣은 기계를 만들어 책값을 투입하면 책이 나오는 형태의 자동판매기를 만들어 시중에 설치키로 한것이다. 책임도 피하고 소득도 올릴 요량으로 호기있게 시행했으나 정부의 단속으로 철거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상상을 뛰어넘는 특색 있는 자판기들이 하루가 다르게 개발되고 있는 요즘이다. 그 중에는 197년전 등장했던 책 자판기가 진화한 ‘문학자판기’도 포함 되어있다. 이 자판기는 버튼 한 번으로 짧은 글은 500자 이하, 긴 글은 2천자까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다양한 글이 폭 8㎝의 종이에 인쇄되어 나온다. 종류만도 시 단편소설 수필 등 5천여 편에 이른다. 인기 또한 여느 자판기보다 높다. 무료 이용이 가능해 그렇다. 지난해 용인경전철 역사 4곳에 전국 최초로 설치된이래 전국 120여 곳에 설치돼 시민과 만나고 있는데 입소문을 타며 ‘인증샷’이 SNS에서 빠르게 퍼져나가고 있을 정도다. 아직까지는 작품 선택을 못하고 입력된 장르 중 하나를 무작위로 인쇄해 제공한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용자는 점점 늘고 있다. 성인의 40%가 한권의 책도 안 읽는다는 우리나라의 낮은 독서율. 그 현실속에 등장한 ‘문학자판기’. 우리의 독서 문화증진에 기여 하면서 바쁜 생활과 스마트폰 등으로 책과 멀어진 현대인들에게 도다른 쉼터가 될것이 분명해 보인다. 생명력이 없는 기계정도로만 느끼던 자판기가 문학의 향기까지 전하며 우리 곁에 있는 책읽기 좋은 계절이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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