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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색의 뜨락]인민의 아버지

 

 

현대 중국인들에게 나폴레옹에 버금가는 영웅은 등샤오핑이다. 고위 공직에서 마오쩌둥 주의자를 축출했고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해 농촌에 자기 경영 제도와 산업에서는 성과보수제를 도입했고 전문경영기술관료가 경제를 이끌도록 해 앞선 정권보다 개인의 자유를 확대했다. 대외적으로 서방과의 관계도 개선해 1978년에 미국과 외교를 수립했다.

마오시대가 막을 내린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은 큰 혼란에 빠져 지도자 부재의 시대였다.

한때 중국을 ‘중공’이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다. ‘중국공산당’을 줄여 부른 중공은 북한과 더불어 공산국가로 적대시했다. 그러나 이젠 더 이상 중국을 중공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모범적인 국가로, 자본주의 국가보다 더 자본주의적인 나라라는 말을 듣곤 한다. 세계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지금의 중국을 이끈 지도자는 중국 공산당의 아버지 마오쩌둥이 아니라 덩샤오핑이고, 마오쩌둥이 사회주의 지도자로서 인민의 나라를 만들었다면, 덩샤오핑은 인민의 나라를 부자 국가로 만들었다.

지미카터(Jimmy Carter)의 가슴에도 이르지 못하는 작은 체구였으나, 10억이 넘는 인구를 다스리는 지도자로써 당당하기만 했고 카터의 얼굴을 고개들고 쳐다보지 않고 당당히 가슴을 보며 악수했다는 에피소드가 있고 용모는 볼품 없었지만, ‘죽(竹)의 장막’으로 불리며 통제와 획일화된 중국사회를 개방개혁을 통한 체제의 변화를 이끈 전환 논리가 있으니 ‘흑묘백묘(黑猫白猫)론’ 이다. 검은 고양이든 흰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 굶주리는 인민대중을 배불리 먹이는데 자본주의와 사회주의가 어떠한 관계도 없다. 이념보다 굶주린 백성에게는 밥이 더 소중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중국이 신 마오이즘(Maoism)으로 회귀하려는 움짐임이 일고 있다. 마오쪄뚱을 일컫는 모 주석에 대한 향수와 그의 혁명 이념을 답습하려는 관료주의가 다시 고개드는 것을 보면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한 바람을 타고 자유주의적 관점에서 마르크스와 마오쩌둥을 바라보는 신좌파가 등장하고 마오쩌둥 사상의 재평가가 이뤄지기도 한다. 부패한 관료주의에게는 항상 그 옛날의 구태가 그리운 법. 수백만명을 굶주리게 한 마오쪄뚱에 비해 등샤오핑은 지혜로운 선택으로 오늘의 중국을 일군 교훈이 한국사회에도 의미가 깊다.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혁신적인 논리는 정치에 국한된 문제만이 아니다.

보수는 꼴통이고 진보는 모두 개혁 세력이라는 것도 맞지 않는 논리이며 보수도 개혁적일 수가 있으며 진보도 꼴통이 있을 수 있다는 열린 사고가 중요하다. 사회발전의 원동력은 실용적이고 발전을 꾀할 수 있는 제도가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념과 체제가 사회발전에 걸림돌이 된다면 과감한 중도 실용을 선택해야 옳다.

해묵은 좌우 이념 논쟁은 더 이상 역사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고 사회통합에 저해 될 뿐이다.

인민 대중이 헐벗고 굶주리는데 사회주의가 무슨 배부른 잠꼬대며 쥐 잡는데 검은 고양이 이든 흰고양이든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등샤오핑의 작은 키 에서 나온 천하를 움직이는 배포있는 통 큰 리더십이 우리 사회에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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