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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들이 바라본 소설문학의 현주소

소설이 죽었다는데, 소설이 문화의 변방으로 밀려났다는데, 소설을 쓰는 작가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계간 '대산문화' 여름호가 다룬 '기획특집-젊은 소설가는 말한다'는 이런 궁금증을 얼마간 속시원하게 풀어준다. 특집에 필진으로 등장하는 '젊은 소설가'는 우리 문단의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는 김연수(34), 박민규(36), 이만교(37), 천운영(33) 등 네 명의 삼십대 작가들이다.
요즘 1930년대 만주지역을 배경으로 삼은 역사소설 '밤은 노래한다'를 문예지에 연재하고 있는 김연수는 "소설이란 내가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어떤 세계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설 창작의 모든 국면에서 '뻔히 아는 방식'을 피하기 위해 수많은 역사자료를 뒤적거리고, 상상할 수 없는 것까지 상상해내려고 피를 짜내듯 문장을 만들어내는 작가에게 '새로우면서, 독자들과 평론가들에게 오독되지 않아, 수십만 부씩 팔리는 소설'을 쓰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그는 털어놓는다.
그는 "누구나 볼 수 있고 상상할 수 있고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것만 바라볼 때 생기는 '상투적 문장'에서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지식과 경험으로 무장한 소설가가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학이 죽었다'고 말하는 시대에 그가 소설을 쓰는 것은 '새롭고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에 대한 도전'이자 '죽은 고목(문학)'에서 '새싹'을 틔우려는 원초적 생명의지와도 같은 것이다.
박민규는 뒤틀리고, 도발적인 언사로 지금의 문단현실을 꼬집지만, 그 이면에는 '좋은 시절은 다 지나갔다'는, 이른바 '문학의 시대'에 대한 짙은 향수가 배어 있다.
그는 "지금의 위기는 문학의 위기가 아니라 문학의 위기를 떠드는 놈들의 위기일 따름"이라며 "근친상간 그만하자"고 외친다. "SF도 추리도 공포소설도, 심지어 제대로 된 하이틴 로맨스도 있어야 정상"인데 '자기들끼리의 문학' '문학을 위한 문학' '권력화한 문학' 속에 안주하려는 이 땅의 소설이 망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는 "마치 문학처럼, 언제부턴가 복싱도 시시해진지 오래여서 이종격투기를 관람한다"면서 '풋워크를 밟아보려다 종이 울리자마자 불의의 기습을 당해 쓰러진 복서 출신의 패배'에서 오늘날 문학이 맞닥뜨린 현실을 본다. 그러면서 그는 "강해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만교는 "지금은 국제질서, 경제구조, 이념문제, 가족제도와 일상, 인간의 내면, 그리고 매체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 변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수행되는 세계화의 시대"라며 "새로운 서사 장르의 출현을 논해야 할 시기에 내가 왜 '소설'이라는 변방 장르에 갇혀 글을 쓰려하는지 근원적 자의식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고 고백한다.
그는 "지금 문단을 이끌고 있는 중단편 중심의 관행, 색깔없는 늙고 획일적이고 고루한 심사방법의 각종 문학상 제도의 난립, 자사출판사의 상업적 실적을 고려한 비평이나 권위적 지도비평은 지양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그는 "문학에서 사회성과 엄숙성의 강요는 70-80년대의 유산"이라며 "예술영역에서 필요한 것은 건전한 진보주의자들보다 자유로운 진보주의자들"이라고 덧붙인다.
천운영은 "그만그만한 경제력을 가진 환경속에 자라고 교육받는 동안 작가들의 시야가 너무 좁아져 있는 것은 아닌지 끊임없이 반성해야 한다"면서 '발품을 팔아 쓴 소설'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여성작가의 시대가 있었고, 이제는 새로울 것이 없기 때문에 여성작가의 소설에 신물이 났다고도 한다"면서 "특이함과 새로움에 대한 편견들을 버릴 때 여성작가들의 글 속에서 '여자의 냄새'가 아니라 '인간의 냄새'를 맡게 될 것"이라고 평론가나 독자들의 '시각 교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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